5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부산시민대회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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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이 75살. 온갖 정권을 다 겪어왔지만 이렇게 추하고 비겁한 정권은 처음입니다. 윤석열은 제발 더는 국정에 손대지 말고, 좋아하는 술이나 마시며 세상 유람을 했으면 좋겠네요.”
5일 저녁 7시40분께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쥬디스태화백화점 근처 하트 조형물 앞에서 열린 ‘군사반란 계엄 폭거 내란범죄자 윤석열 즉각 퇴진 부산시민대회’ 자유 발언에 나선 김아무개씨가 담담히 말했다. 그는 “윤석열은 엊그제 군대를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하려고 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1979년 군부 독재자들이 날뛰던 시대로 돌아갔다. 그런데도 정작 국민에게는 사과 한마디 없다. 그 작자가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두렵다”고 했다.
김씨는 또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한 국민의힘에 대해 “윤석열을 지켜주는 충견 노릇을 하는 국민의힘, 정신 차려야 한다. 당신들이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은 독재자가 아니라 국민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난국을 헤쳐가는 방법은 우리 손에 있다. 한 분이라도 더 거리로 나와서 힘을 보태주실 것을 희망한다. 지금 나오신 분들은 나라를 구하고 있다. 진정한 애국자다. 참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부산시민대회에 참여한 3천여명(주최 쪽 추산)은 일제히 ‘정신 나간 비상계엄,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 글이 적힌 손팻말을 들어 올리며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5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부산시민대회에서 노래패가 공연을 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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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윤 대통령의 퇴진과 처벌을 목놓아 외쳤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아무개(17)양은 “윤석열은 계엄이라는 단어의 무게도 모르고 계엄을 발령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였는데도 국민의힘은 탄핵안 통과를 막겠다고 한다. 이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들을 뿌리 뽑지 않고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여러 차례 위협을 당할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 사회에 정의를 세울 수 있도록 모두 지치지 말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아무개(19)양도 “계엄 선포는 시민을 향해 총구를 겨눈 것과 다름없다. 민주주의 파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더는 대통령이 아닌 내란 범죄자 윤석열을 즉각 체포해야 한다.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께서 도와달라”고 말했다.
대학생 함아무개(22)씨는 “윤석열은 부자 감세를 단행하면서 세수 부족을 초래했고, 결국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예산을 대거 삭감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조선업 불황으로 깎인 임금 복원을 요구하는 파업과 안전하게 운전하고 싶어하는 화물 노동자의 호소를 불법으로 규정해 공권력으로 깔아뭉갰다. 윤석열 퇴진을 시작으로 누구나 열심히 살아가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쓰자”고 했다.
저녁 8시30분께 부산시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윤석열 퇴진'을 한목소리로 외친 뒤 스스로 해산했다.
부산의 시민사회·노동·종교단체 100여곳이 꾸린 ‘윤석열 정권 퇴진 비상부산행동’(가칭)은 지난 4일부터 날마다 저녁 7시께 이곳에서 시국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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