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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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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수수료 갑질, 제동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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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선 과징금 부과하고 인하 현실화
국내 게임사, 양대 마켓에 매년 2조 지급
인하 현실화 땐 넷마블·엔씨 수혜 가능성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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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애플의 인앱(in-app·앱 내) 결제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과징금 부과 사례가 국내에선 전무했던 데다 주무부처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법적 분쟁에 대응할 예산조차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국내 게임사들은 구글과 애플 양대 마켓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수수료 개선이 현실화되면 수익성도 크게 뛸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매출 비중이 큰 일부 게임사의 경우 연간 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 증가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유럽은 17%인데 한국은 30%나?

현재 국내 앱 마켓 점유율 90%로 시장을 과점 중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는 인앱 결제를 통해 입점 업체 결제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떼어간다. 한국산업연합포럼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게임사들이 인앱 결제로 양대 마켓에 지급한 금액은 약 11조원(79억달러)에 달한다.

앞서 유럽에서는 이 같은 수수료 정책이 불공정 행위라고 보고 양대 마켓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실제 수수료 인하로도 이어졌다. 애플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유럽 지역 인앱 결제 수수료를 17%로 대폭 내렸다. 미국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해 앱 개발사들과 소비자에게 약 1조2000억원(9000만달러)을 배상했다.

지금도 미국 각지에서 소송이 계속되는 만큼 애플이 유럽에서만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 경우 경쟁사 구글 역시 수수료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은 2020년 에픽게임즈가 구글의 앱 수수료 정책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낸 소송에서 1심 패소한 이후 최근 항소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2021년 9월 인앱 결제 등 특정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시행해 구글과 애플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들 양대 마켓은 콘텐츠 사업자 사이트 내에서의 직접 결제 링크를 앱에 표시할 수 없게 하는 등 각종 꼼수를 쓰며 법망을 피해갔다.

결국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작년 10월 구글과 애플에 시정조치안을 통보했다. 당시 과징금 680억원(구글 475억원·애플 205억원) 부과도 추진키로 했지만 방통위원장 탄핵 소추 등으로 방통위는 최종 제재를 확정할 전체회의조차 소집하지 못해 왔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은 인앱 결제 과징금과 관련해 최근 한 방송에서 "(애플·구글 등 빅테크와의) 법률적 분쟁은 당연히 예상되는 것이고 제대로 대응하려면 최소한의 소송 비용은 확보돼야 하는데 지금 배정된 예산이 3억원도 채 안 된다"고 말했다.

수수료 내리면 넷마블·엔씨·크래프톤 수혜

특히 국내 게임업계 생태계는 구글과 애플 양대 마켓 중심으로 조성된 측면이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 진출하려면 일단 이들 마켓을 통해야 하고 순위 마케팅 또한 보편화했다. 때문에 국내 인앱 결제 수수료가 유럽 수준(17%)으로 실제 내려가면 이익 개선도 가시화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앱 수수료 인하는 내년 게임 업종을 뒤흔들 가장 강력한 이슈가 될 것"이라며 "수수료가 17%로 내려가면 게임업계 모바일 플랫폼 수수료는 기존 39조원에서 22조원으로 17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사는 개선폭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넷마블이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92%로 압도적이다. 넷마블은 지난해에도 연간 매출(2조5020억원)의 90%가 모바일(2조2539억원)에서 나왔다.

임 애널리스트는 "넷마블의 경우 드라마틱한 수익선 개선을 경험할 수 있다. 만약 앱 수수료가 17%라면 올해 넷마블의 예상 앱 지급 수수료는 7190억원에서 4070억원으로 3120억원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이외 모바일 비중이 60~70%대로 큰 엔씨소프트(1260억원)와 크래프톤(710억원), 카카오게임즈(700억원) 역시 영업이익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수수료 개선에 대해서는 업계 의견이 엇갈린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수수료가 내려간다면 당장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환영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게임사 다수가 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양대 마켓은 글로벌 게이머들이 만나는 통로이고 여기서의 순위가 곧 흥행 척도가 되고 있어서 무작정 반기만을 들 수는 없을 것"이라며 "관망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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