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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헤즈볼라 교전 격화… 휴전 합의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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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헤즈볼라 합의 위반” 잇단 공습

이 공격에 레바논서 사상자 잇따라

국제사회 허술한 감시 등 원인 지적

美정부 당국자 “과도기일 뿐” 낙관론도

시리아 반군 중부 거점 하마 점령 임박

미국·러시아·이란 등 대리전 확대 수순

지난달 말 휴전에 합의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무력 충돌이 계속되면서 합의가 파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레바논 국경 근처에 있는 자국 군부대를 찾아 휴전이 파기되면 “레바논에 더는 예외를 두지 않고 더 깊숙이 들어갈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레바논과 헤즈볼라를 분리해서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위협적인 발언을 내놨다. 전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전역을 공습해 9명이 사망하는 등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 이후에도 양측의 교전이 격화하자, 합의가 깨진다면 레바논에 대한 공격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세계일보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 레바논 국경 인근 키부츠 아비빔 외곽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장갑차를 정비하며 대기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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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해당 공습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 팜스’에 로켓 2발을 발사한 데 따른 보복공격이었다고 설명했는데, 지난달 27일 양측이 60일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한 이후 이스라엘군은 단 하루만 제외하고 매일 레바논에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시리아 정부군 연락책으로 활동해온 헤즈볼라의 고위급 간부 살만 네메르 자마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표적 공습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에 휴전 합의 이행에 대한 감시 임무를 맡은 미국과 프랑스 정부는 이스라엘이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공개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도 이스라엘군이 휴전 발효 이후 “약 100차례 휴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역으로 헤즈볼라의 휴전협정 위반을 비판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강한 의지로 휴전 합의를 이행하고 있으며, 합의를 위반하는 헤즈볼라의 적대행위가 재개된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세계일보

러, 지중해서 해·공군 훈련…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내전이 격화하는 시리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가 3일(현지시간) 동지중해 일대에서 해·공군 훈련 중 극초음속 미사일인 지르콘을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는 병력 1000여명과 함선 10척, 전투기 24대가 참여했으며 미사일 발사는 지중해 해안의 지정된 곳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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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합의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원인으로는 휴전 합의의 모호성, 합의 이행 여부에 대한 감시 시스템 미비 등이 지적된다. 휴전협정 조건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레바논 모두 국제법에 따른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세부사항과 그 이행 절차가 모호하고 휴전 이행 여부를 감시할 국제위원회도 아직 제 역할을 완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과 프랑스가 유엔과 함께 휴전 위반 사항을 평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현재의 ‘과도기’가 지나면 휴전 합의가 안정적으로 이행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중동의 또 다른 ‘화약고’ 시리아 내전도 계속해서 격화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제2도시 알레포를 장악한 시리아 반군은 이날 중부 거점도시 하마의 관문까지 진격해 도시 주변에 포격을 가했다. 반군에 맞서 시리아 정부군도 하마에 속속 집결했다. 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은 대규모 정부군 부대가 하마에 도착해 전선의 병력을 충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의 ‘대리전’ 양상도 심화하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이란 정부는 이날 시리아 정부가 요청할 경우 파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이날 동지중해 일대에서 해·공군 훈련을 벌이며 극초음속 미사일인 지르콘과 순항 미사일인 칼리브르 등을 해상에서 시험 발사해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세계일보

미국 국방부 대변인 팻 라이더 소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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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에서는 미군이 친(親)이란 무장세력을 공습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팻 라이더 소장은 미군 중부사령부가 미군기지 근처에서 트럭에 탑재된 로켓 발사기와 탱크, 박격포 등을 발견하고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라이더 대변인은 이번 타격이 미군의 자위권 행사였으며, 알레포나 시리아 북서부의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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