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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환율 치솟자 달러 투자자 우르르… 시중銀 환전량 10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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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 후폭풍
인터넷은행 환전 거래 한때 중단
비트코인 8800만원 선까지 후퇴
투매 몰리며 제휴 은행 앱도 먹통


파이낸셜뉴스

4일 새벽 2시23분께 토스뱅크 '외환 사고팔기' 서비스가 이용자 폭증으로 '먹통' 상태다. 사진=이주미 기자


간밤에 벌어진 계엄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40원대까지 치솟자 달러 투자 수요가 급증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외환 사고팔기' 서비스는 이용자가 몰리면서 '먹통'이 됐고, 10시간 가까이 마비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8800만원 선까지 폭락하면서 가상자산 투자자가 몰려 제휴은행 케이뱅크 앱에서도 오류가 발생했다.

같은 시간 시중은행인 신한은행 앱 '쏠(SOL)뱅크'에는 평소보다 10배 많은 약 400만달러(약 56억4120만원)의 환전수요가 몰렸다. NH농협은행도 평소보다 3배 많은 환전 거래가 발생하는 등 틈새 환차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시중은행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용자 몰려 토뱅·케뱅 '오류'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자정께 토스뱅크와 케이뱅크 앱이 사용자 증가로 인해 오류가 발생했다. 대형 시중은행에 비해 사용자 쏠림 현상에 대한 대처 경험이 부족했던 여파가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 가운데 지난 2022년 카카오 서버 화재로 '먹통' 현상을 경험했던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뱅크에서는 별다른 오류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선제적인 조치로 이날 오전 2시부터 9시까지 '해외계좌송금 보내기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중단 사유는 '시스템 점검'이었다.

20대 B씨는 "비상 계엄이 선포되고 달러화, 엔화가 폭등하길래 재빨리 260만원을 투자해 약 8만원의 이익을 냈다"며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았나 보다. 환율 급등이 적어도 며칠은 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금세 급락하는 분위기에 부모님의 환전을 도와드리려 했을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1시 40분께 토스뱅크는 홈페이지에 "단기간 외화 거래의 폭증으로 인하여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이 어려운 바, 한시적으로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통한 외화 환전 거래가 중지될 예정"이라며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통해 환전이 발생하는 모든 외화 입출금 거래의 별도 서비스 정상화 안내 전까지 거래를 중지한다"고 공지했다.

30대 코인투자자 C씨는 "3일 11시께 비트코인이 8000만원대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매수하려 했지만 업비트 앱이 먹통이라 하나도 매입하지 못했다"며 "앱이 정상화된 후 들어가보니 가격이 다시 많이 올라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탈중앙자산을 거래하는 곳이 먹통이면 누가 신뢰를 갖고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겠나"라고 질타했다.

■"달러사자" 신한銀 환전거래 10배

인터넷은행 환전 거래가 막히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시중은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한은행의 앱 '쏠뱅크'에서는 지난 3일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2시 사이 평소보다 10배 많은 400만달러 규모의 환전거래가 발생했다.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면서 환차익을 노리거나 이 기회에 달러를 사두려는 개인투자자들이 인터넷은행보다 전산망이 안전한 시중은행으로 몰려든 것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은 이날 오전 비상경영회의 주요 안건으로 IT 관련 전산망 안전 관리 현황을 선정해 점검했다. A시중은행 IT담당 부장은 "카카오뱅크는 지난 화재 사고로 일종의 예방 주사를 맞은 것이고, 케이뱅크나 토스뱅크의 내부 사정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예상치 못한 사용자 쏠림 현상에 따라 앱 서비스가 일부 오류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중은행 IT 부서도 유사한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mj@fnnews.com 박문수 이주미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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