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긴박했던 '서울의 밤' 6시간

3일 밤 10시 25분, 尹 비상계엄 선포
4일 오전 1시 국회 '해제요구안' 가결
3시간 뒤 국무회의 의결... 상황 종료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선포한 비상계엄이 4일 오전 최종 해제될 때까지 약 6시간 동안 대한민국은 충격과 혼란에 휩싸였다. 총으로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한 초유의 상황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긴박했던 순간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① 12월 3일 오후 10시 25분 : 비상계엄 선포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5분쯤 생중계된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② 12월 3일 오후 10시 49~56분 : 여야 대표 "위헌" 입장 발표

기습적으로 선포된 비상계엄에 여야 대표는 20여 분 만에 즉각 "위헌"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는 입장을 냈다. 몇 분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반국민적 계엄 선포"라면서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국민 여러분들이 국회로 와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당 소속 의원들을 국회로 긴급 소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한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경찰병력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③ 12월 3일 오후 11시 4분 : 국회 출입문 폐쇄

오후 11시쯤 우원식 국회의장은 "모든 국회의원은 즉시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 달라"고 공지했다. 여야 의원들은 계엄령 해제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여의도로 집결했다. 그러나 이날 밤 11시 4분을 기점으로 국회 출입문이 폐쇄됐다. 경찰은 소식을 듣고 몰려온 시민들은 물론 의원들까지 국회 출입을 막아 충돌이 빚어졌다.

④ 12월 3일 오후 11시 25~47분 : 계엄사령부 포고령 공포

비상계엄 선포 1시간 만에 계엄 지역의 모든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를 관장할 계엄사령부가 설치됐고, 계엄사령관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임명됐다. 11시 25분 박 총장은 "모든 정치 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를 공포했다. 군은 대대장급 이상 전 지휘관에게 비상대기 지시를 내렸다.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이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했다. 뉴스1 자료사진

⑤ 12월 4일 오전 0시 7~40분 : 특수부대 국회 경내 진입

군은 총기로 무장한 특수부대를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다. 서울지방경찰청은 4일 오전 1시부로 산하 31개 경찰서에 '을호비상'을 발령했다. 을호비상은 경찰 비상근무 중 두 번째로 높은 단계다.

4일 새벽 국회 본청에 진입한 군 병력이 국민의힘 당대표실 쪽에서 본회의장으로 진입하려 하자, 국회 직원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진입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⑥ 12월 4일 오전 0시 45분 : 계엄군 국회 본청 진입

국회 본회의장에 100여 명의 여야 의원이 집결한 상황에서 0시 45분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국회 본청으로 진입했다. 의원 보좌진 등이 의자 등 사무용품으로 막고 소화기를 분무하는 등 강하게 대항해 긴장은 한층 고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하고 있다. 뉴스1

⑦ 12월 4일 오전 0시 49분~오전 1시 : 국회 본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오전 1시쯤 국회 본회의장에 모인 여야 의원은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정족수를 넘은 190명이 됐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 유리창까지 깨고 건물에 진입한 상황이었다. 표결에 참여한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계엄 선포 155분 만에 가결됐다.

⑧ 12월 4일 오전 1시 8분 : 계엄 해제 가결 공표

우 의장은 계엄 해제 소식을 공표하며 "국회 본청으로 들어온 군인들은 당장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계엄군은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자 국회에서 철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새벽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 해제를 발표하는 장면이 방송되고 있다. 뉴스1

⑨ 12월 4일 오전 4시 27분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지 3시간 27분 만에 2차 긴급 담화를 통해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덕수(가운데) 국무총리가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⑩ 12월 4일 오전 4시 30분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전 4시 30분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을 의결하며 상황은 종료됐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