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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주담대 코앞인데 대출 나올까요?”… 난데없는 계엄에 불안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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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국회의 의결로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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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 주택담보대출 실행을 앞둔 직장인 A씨는 아침부터 마음이 분주했다. 청약에 당첨된 아파트에 이달 잔금을 치른 후 이사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사태로 혹시나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등 돌발사태가 발생해 대출이 나오지 않아 첫 내집마련에 문제가 생길까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7일부터 해외여행을 계획한 B씨는 높은 환율 때문에 그동안 환전을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다 3일 밤 불안한 마음에 환율부터 검색했다. 실시간으로 오르는 환율에 조금이라도 먼저 바꿔볼까 토스뱅크를 접속했지만 ‘한시적 서비스 중단’이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외화결제 플랫폼 ‘트래블월렛’ 애플리케이션(앱)에도 접속했지만 잠시 동안 버벅거리는 상태가 지속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환율이 출렁이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민들의 걱정도 커졌다. 금융 당국과 은행은 긴급회의에 돌입하는 등 시장 불안 확산 방지에 나섰다.

4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지주 회장 및 은행장 주재로 이날 오전 7시부터 긴급 임원회의를 열었다. 각 금융지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통제 강화, 위기관리 역량 집중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고객 혼란 수습 등도 점검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 당국은 정책 금융 기관, 금융 협회 등과 함께 불안 확산을 방지하고 금융 시장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는 간밤 사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퍼진 금융시장을 향한 금융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유명 온라인 부동산 카페는 서버 오류로 한동안 접속이 되지 않았고, 부동산 정보 앱에서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 대출은 나오는게 맞냐’는 글이 올라왔다.

주담대 실행을 앞두고 있던 A씨의 경우 “대출 실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잔금을 치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져 입주도 기약 없이 미뤄지는 게 아닌가 불안했다”며 “이날 오전 은행에 문의한 결과 ‘심사 절차가 끝나 예정대로 5일에 대출이 나올 것’이라는 답변을 받은 후에야 안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선비즈

토스뱅크 ‘외환 사고팔기’ 서비스가 이용자 폭증으로 일시 중단됐다. /토스뱅크 어플 캡처



일부 금융사의 환전 서비스 등이 한때 중단되는 사태도 잇따랐다. 토스뱅크 ‘외환 사고팔기’ 서비스는 이용자 폭증으로 ‘일시적으로 환전을 할 수 없다’는 문구가 나오는 등 먹통 현상이 발생했다. 토스뱅크는 이날 오전 1시 20분부터 오전 9시까지 외화통장을 통한 외화 환전 거래를 중단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급격한 변동성과 이용 증가 상황에서 외국환은행의 시장 안정화, 소비자 보호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환전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래블월렛 앱에서도 “신한은행 트래픽 폭주로 인해 환불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며 “신한은행의 트래픽 조치가 해소되는 대로 환불 서비스를 원활히 이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이날 오전 2시부터 8시까지 해외계좌 송금 보내기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환율 급등에 따라 해외 송금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한 조치다.

시민들의 불안에도 은행들은 ‘고객들이 걱정할 만한 사항은 없다’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혼선 없이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전산마비 등이 온 상황이 아니면 업무적으로 문제가 있진 않고, 이벤트처럼 상황이 끝난 이후라 고객들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은선 기자(on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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