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구매 금지…반도체 자립 자신감
"제재 효과 0…美 고립 결과 초래할 것"
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인터넷협회,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중국반도체산업협회, 중국통신기업협회는 전날 미국산 반도체 제품이 더는 안전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으며, 중국 기업에 미국산 칩을 구매할 때 주의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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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단체의 성명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이 인공지능(AI) 가속기 가동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 통제 등 대(對)중 반도체 추가 제재안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이는 사실상 구매 금지령으로, 중국 반도체가 자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반격에 나서는 행보로 풀이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신발과 같다"며 오래전부터 예상됐던 일이 마침내 실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재안이 담긴) 보고서는 대부분 올해 중반까지 작성됐으며, 업계의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다"며 "공개는 미국 동맹국 및 칩 장비 회사들과의 협상으로 인해 지연됐다. 협상은 수개월이 걸렸고 정책은 여러 차례 개정됐다"고 덧붙였다. 또 업계 거물들이 미국에서의 로비 활동에 400만달러 이상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200쪽이 넘는 최종 보고서는 매우 복잡하고 허점이 많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제재 대상) 140개 이상 중국 기업 중 일부는 단순히 화웨이와 거래했다는 이유로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재에는 중국군 현대화 관련 기업 140개를 수출규제 명단에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오랫동안 미국의 제재를 받았지만 기술 도약에 성공한 화웨이 사례를 들며 "이러한 규제는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효과는 거의 0에 가깝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과 무역 및 협력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제재가 중국의 산업 육성 기회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일부 개인은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와 중국의 기술 교류를 방해하려고 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미국이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금융 부문을 시작으로 세계 일부 국가가 추진하는 '탈(脫) 미국화'는 이런 추세를 직접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전날 갈륨, 게르마늄 등 민간·군수 이중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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