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남긴 글.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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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에도 ‘보수 텃밭’이자 여당 소속인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공식 발언을 삼거거나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오전 8시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충정은 이해하나 경솔한 한밤 중의 해프닝이었다”면서 “꼭 그런 방법(비상계엄)밖에 없었는지 유감이다. 잘 수습하시기 바란다”고 썼다.
홍 시장은 이후 ‘박근혜 탄핵전야 같이 흘러간다고 한달 전부터 우려했는데’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대구시는 이날 오프라인을 통해 홍 시장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시장 명의의 입장문 등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면서 “홍 시장이 SNS에 남긴 글로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을 갈음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는 비상계엄 사태를 정쟁으로 이해하고 해프닝으로 취급한 홍 시장을 규탄했다. 이날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홍 시장이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마치 남의 나라 일인 양 평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남긴 글.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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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은 이날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를 둘러싼 여당 대응을 두고 “박근혜 탄핵 때 유승민 역할을 한동훈이 하고 있다”며 “용병 둘이서 당과 나라를 거덜 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함께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오후 2시54분쯤 또 다른 글을 올렸다. 홍 시장은 “두번 다시 박근혜처럼 헌정이 중단되는 탄핵사태가 재발되어선 안된다”며 “국민의힘은 당력을 분산시키지 말고 일치단결해 탄핵은 막고, 야당과 협상해 거국내각 구성과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중임제 개헌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인 이날 새벽 시간대 간부회의를 소집하는 대신 ‘대기’ 지시를 내렸다. 일부 고위 간부가 “즉각 모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냈지만, 홍 시장이 “경거망동하지 말고 대기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는 4일 오전 2시32분쯤 간부 공무원에게 ‘시장님 지시사항으로 실·국장님 회의를 진행하고자 하오니 참석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오전 8시15분쯤 간부회의(당초 10시 예정)가 취소됐다는 내용을 보냈다.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된 언론브리핑도 함께 취소됐다.
경북도는 이날 오전 9시50분쯤 이철우 도지사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다만 비상계엄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4일 발표한 담화문. 경북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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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 낸 담화를 통해 “지난밤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혼란스러운 상황에 많이 놀라고 불안하셨을 텐데 계엄이 해제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경북은 국난의 위기마다 앞장서 극복해 온 지역인 만큼 이럴 때일수록 단합해 헌정질서를 지키고 회복하는데 앞장서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북도는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민생을 꼼꼼히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도민 여러분께서는 동요하지 마시고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에 전념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북도 역시 이날 오전에 예정된 언론브리핑을 취소했다. 이 지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즉시 도청으로 출근한 후 간부 공무원들을 소집했지만,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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