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이 해제된 4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 여명이 비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께 대국민 담화를 통해 11시 부로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6시간여 만에 계엄을 해제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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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도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둔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밤 비상계엄 사태와 무관하게 주요 유통·물류사는 모두 정상 운영되고 있다. e커머스 새벽배송 서비스, 배달애플리케이션(앱) 배달 서비스 등도 이상 없이 이뤄지고 있다. 롯데, 신세계, CJ제일제당 등 주요 대기업은 정상 출근 상태다.
다만 유통가는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장기화된 내수 침체로 연중 내내 고전하는 상황에서 비상계엄 여파가 연말 소비 심리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지난 3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세다. 비상계엄 여파로 필수품 외에는 지갑을 닫는 소비 경향이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12월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이어져 전통적인 쇼핑 대목으로 꼽힌다. 백화점·e커머스·홈쇼핑 등은 아우터 등 객단가가 높은 패션 상품군을 집중적으로 팔아야 하는 시기다. 매출 공백이 발생할 경우 평소보다 충격파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불안한 심리를 대변하듯 밤사이 편의점에서는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편의점 A사는 3일 밤 23시부터 00시까지 통조림(337.3%), 봉지면(253.8%), 생수(141.0%) 등의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폭등했다. B사 또한 통조림과 햇반, 생수, 라면 등의 품목 매출이 전일 대비 최대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e커머스 업체들도 일부 생필품 매출이 단기 상승했다.
환율 상승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전날 비상 계엄 직후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42.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환율 상승은 원자재 수입 비용을 높여 가구·식품·외식 기업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면세점의 경우 고환율 기조가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치명적이다.
미국·영국 등 일부 국가가 비상 계엄 이후 일제히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호텔·카지노 업계도 여파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겨울 방한 여행을 계획한 개별 관광객(FIT), 마이스(MICE) 고객 이탈로 이어질 경우 투숙률 하락과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수 침체로 고전하는 가운데 4분기 마저 비상 계엄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움츠러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환율이 불안정해지면서 수입 재료 가격이 상승하면 물가도 다시 요동칠 수 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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