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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계엄군 학살 경험한 광주시민들 “고통의 밤, 윤 대통령 몰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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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도청 앞 5·18민주광장서 비상시국대회


경향신문

4일 오전 9시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300여의 시민들의 모여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강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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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선포에 1980년 5월이 떠올라 고통의 밤을 보냈습니다. 계엄군을 보며 소름이 돋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4일 새벽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으로 나섰다. 김 관장은 “5·18당시 계엄군에게 가족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은 ‘비상계엄’ 선포에 44년 전이 떠올랐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광주시민 3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 5·18민주광장에서 모여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구속 촉구 광주시민비상시국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또 내란 공모와 동조 세력을 즉각 체포하고 국회는 윤석을 대통령의 탄핵을 즉각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어젯밤 우리는 내란 수괴 윤석열이 피로 쌓아 올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기 위해 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것을 보았다”면서 “그가 꿈꾸었던 것은 독재자 전두환의 재림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시국대회에 참석한 20대 이상미씨는 “비상계엄 선포 소식에 지난밤에도 옛 전남도청에 왔었다”면서 “계엄군이 국회에 투입된 것을 보면서 80년 5월의 광주도 이렇겠다고 생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려올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1980년 5월 광주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등이 주도한 ‘비상계엄 전국확대’ 조치에 저항했다. 5월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한 신군부는 광주지역 대학에 공수부대를 투입했다.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는 ‘계엄 해제’ 등을 요구하는 대학생과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시민은 166명에 달한다. 행방불명자도 76명에 달하고 상이후 사망자는 113명에 달했다.

5·18관련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국민의 안전을 위태롭게 한 윤석열 일당을 즉각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5·18기념재단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는 “지난밤 비상계엄 조치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를 연상케 했다”면서 “한마디로 느닷없고 황당한 비상계엄 선포였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위헌이었으며, 권한을 남용해 자신을 비판하는 시민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세우는 행위였다”면서 “무능하고 잘못된 확신에 찬 대통령이 정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공포와 분노를 한꺼번에 느끼게 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5·18단체는 “우리는 44년 전인 오월, 광주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머지않아 있을 대통령 윤석열의 미래도 짐작할 수 있다. 오월단체는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시민들은 이날 오후 7시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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