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학생운동 기억 소환…"누군가 희생당해야 끝나나 걱정"
젊은 세대엔 "경제 더 나빠지나…출근은 어떻게 해야 하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한 시민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관련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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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수 김종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국회의 해제 요구로 일단락됐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45년 '마지막 계엄령'의 기억이 생생한 세대들은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고 토로했고, 젊은 층에서는 "교과서에서만 봤던 일이 벌어졌다"며 걱정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헌정사상 45년 만에 처음이다. 마지막 비상 계엄령 선포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피살됐던 시점이다. 그 당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마지막 비상계엄의 기억을 안고 있는 50대 여성 A 씨는 "뉴스를 보면서 속이 울렁거렸다"며 "누군가 희생당해야 끝나는 것 아닌가 싶어 걱정됐다"고 당시 심경을 설명했다.
과거 학생운동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현재 사태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깊이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다.
'마지막 비상계엄' 당시 대학생이었던 오 모 씨(68·남)는 "(이번 사태로) 1980년 5월 계엄군이 교문 앞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모여 시위하던 상황이 기억난다"며 "어제(3일)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접하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오 씨는 "당연히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치적 무관심이 깊어지고 있는 시대에 시민들이 과연 적극적으로 반응할지 걱정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사태를 보면서 새벽에 늦게 잠이 들었다는 직장인 이 모 씨(51·남)는 "(윤 대통령이 말한) 계엄령의 취지가 공감되지 않았다"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비상계엄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세대들은 처음 겪는 현 상황에 황당함과 불안감을 드러냈다.
수원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 모 씨(30·남)는 "일단 윤 대통령의 발언이 딥페이크가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황당했다"며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로 한국 경제가 더 나쁜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걱정됐다"고 우려했다.
이 씨는 "뉴스를 같이 보던 친구는 어머니로부터 '정치적인 이야기 일절 하지 말고 위험하니 일찍 귀가하라'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며 "비상계엄을 실제로 겪은 분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더 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걱정하는 반응도 있었다.
직장인 심 모 씨(27·남)는 "새벽까지 뉴스를 지켜보다 늦게 잠들었다"며 "소식을 듣고 당장 출근은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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