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지원 튀르키예 "아사드 탓"
3국 정상회담 소집에는 모두 동의
2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하르브누시 마을 인근에서 한 남성이 공습으로 파괴된 난민 텐트를 살피고 있다. 하르브누시=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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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이 다시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 정부 우방인 러시아·이란이 정부군 지원에 나섰다. 여기에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튀르키예까지 가세하면서 시리아 내전이 권위주의 세력의 대리전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이란 "정부군 무조건적 지원" 약속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로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양국의 상호 지원 의지를 확인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양국 정상은 시리아의 정치·경제·사회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시리아 정부 조치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도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시리아의 위기를 돕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군의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 반군 지역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이날 시리아 북부 도시 이들리브주(州) 지역 내 의료시설 5곳이 러시아군 공습을 받아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2일 "러시아가 참전하면서 이슬람 무장 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과 손잡은 시리아 반군의 진격도 지난 24시간 동안 다소 둔화됐다"고 전했다. 다만 반군은 여전히 북서부 알레포와 중부 하마 외곽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반군을 돕는 튀르키예도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의 긴급 회담에서 "이번 위기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반대 세력과 정치적 대화를 거부한 데서 비롯됐다"며 "외국의 개입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은 시리아 반군의 기습 공격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음모라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칸 피단(오른쪽)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2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앙카라=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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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이란·러시아, 3국 회담 추진
주변국들이 합류하면서 시리아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튀르키예는 자국 내 쿠르드족 민병대를 안보 위협으로 여기면서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가디언은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주변 걸프국처럼 튀르키예도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미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입지가 약해진 이란 입장에서는 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모두 확전은 피하는 분위기다. 튀르키예·이란·러시아는 3국 긴급 회담을 소집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2020년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중재로 휴전에 들어갔다. 로이터는 "아락치 장관은 오는 7, 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도하 포럼을 계기로 3국 외무장관들이 시리아 내전 해법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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