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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HBM 대중 수출통제] 반도체는 못팔고 TV·가전 안방선 中에 밀리고… 삼성전자 '앞이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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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그래픽=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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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하락세가 5거래일 만에 멈췄지만 6만원선을 회복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중국 업체 물량 공세에 레거시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과 가전 주도력 약화 악재가 드리운 가운데 미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제재로 중국 내 HBM 매출마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5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500원(0.94%) 내린 5만3100원에 거래되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800원(1.49%) 오른 5만4400원을 고가로 기록했으나, 이후 오름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지난 27일부터 주가 하락과 함께 시작한 외국인 순매도가 5거래일째 이어졌다.

최근 구체화된 미국의 중국 반도체 관련 제재가 삼성전자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전날 밤 미국이 HBM 수출 제한, 통제 대상 공정 장비 확대 등 내용을 담은 중국 반도체 관련 신규 제재를 발표했는데, 중국에 HBM을 수출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수출 제한을 확대한 이번 제재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대만 등 동맹국도 피해가 예상된다"며 "수출 제한은 미국, 네덜란드, 일본 장비를 사용해 생산된 반도체 및 장비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 중에서도 SK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엔비디아에 최신 고성능 AI 반도체용 HBM 공급 기회를 선점한 반면, 삼성전자는 관련 품질 테스트 통과가 늦어져 미국의 제재가 중국향 HBM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HBM의 중국 지역 공급은 직접 공급과 엔비디아를 통한 공급으로 구분되는데, 엔비디아의 중국용 제품인 H20은 HBM3가 탑재된다"며 "HBM3E로의 비중 확대 전환 중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국내 TV·가전 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에 더해 기술력을 키워 온 중국 업체 공세로 주도력을 잃어 가고 있다. TCL은 작년 11월 한국법인을 세우고 전국에 수십개 AS센터를 열어 국내 TV 소비자를 공략하면서 성장 중이고, 로보락은 최근 2년 연속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최근 삼성전자·LG전자가 양분한 일체형 세탁건조기 시장에도 로보락이 진입했다.

증권가는 여전히 반도체 부문을 핵심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삼성전자가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연내 반등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한다. 엔비디아 고성능 AI 반도체용 HBM 공급을 위한 품질 검증 테스트 통과가 늦어지면서 시장에 기술력 불신이 형성됐고, 기존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약화로 이익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부문에서 HBM 수요는 강하나 범용 메모리(D램, 낸드) 수요 약화,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출하량 증가,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수익성이 종전 대비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임민철 기자 im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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