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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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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억울한 죽음 진상 밝혀달라"…  홍천 사망 군인 엄마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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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훈련 중 홍천서 추락 숨져
"군, 구조 지연 관련자 처벌" 요구
한국일보

지난달 훈련 도중 숨진 어머니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군화모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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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강원 홍천 산악지대에서 훈련 중 추락해 숨진 육군 A(22) 일병의 부모가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호소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3일 '군인아들부모님카페(군화모)'에 '홍천 사망 통신병 억울한 죽음 밝혀지기를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숨진 A일병의 어머니라고 소개한 글쓴이 B씨는 "아들의 죽음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게 관심을 가지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알려달라"며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질 수 있게, 정당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사고는 지난달 25일 오후 2시30분쯤 홍천군 아미산에서 발생했다. 모 기갑여단 소속 A일병은 통신망 개통 훈련 중 절벽아래로 떨어져 응급헬기로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6시 29분쯤 숨졌다.

B씨는 "당시 아들은 무전병 3명을 호출하는 방송을 듣고 통신장비를 차량에 실어 중사, 하사, 운전병, 상병 등 4명과 훈련장소인 아미산으로 향했다"며 "당시 동행한 중사가 '차에서 확인할 게 있다'며 대원들만 올려 보내 동행한 운전병이 중사 대신 12㎏ 장비를 매고 산에 올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하사와 상병, A일병도 각각 12㎏, 14.5㎏, 25.16㎏의 장비를 매고 산에 오르는 도중 운전병이 '다리를 삐었다'며 짐을 A일병에게 지게 했다는 게 글쓴이의 얘기다.

이어 "아들은 25㎏의 짐과 12㎏의 짐을 번갈아 올려다 놓고 내려와 다시 자신의 짐을 올려다 놓는 식으로 산을 올랐다"며 "수사 과정에서 중사는 원래 훈련에 참여해야 하는 인원이었지만 차에서 휴대전화를 하고 있었음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B씨는 "절벽에서 추락한 아들의 구조와 이송이 신속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 당일 오후 1시 36분쯤 산을 오르내리던 A일병이 보이지 않자 일행이 그를 찾기 시작했고 '살려달라'는 외침이 들려오자, 수색 끝에 오후 2시 29분쯤 발견했다"며 "26분 뒤인 오후 2시 56분쯤 포대장 지시로 119에 A일병 구조를 요청했다"고 적었다.

이어 "아이를 발견하고 26분을 군대 소대장, 중사 등과 통화하며 버렸고, 산이 험해 지상 구조가 되지 않는 걸 알면서도 의무군대 종합센터의 신고는 1시간 뒤에 이뤄졌다"며 "신고 후 1시간 52분 뒤 군 헬기가 도착했으나 아이를 싣고 이륙하는 데 실패해 다시 돌아갔고, 다시 소방 헬기를 요청해 기다리던 중 심정지가 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지만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 이송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또 "이미 오후 4시 51분쯤 A일병이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군은 5분 뒤 부모에게는 '훈련 중 굴러 다리를 다쳤다'고 설명했다"며 "군 당국이 목적지를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으로 틀었다는 소식을 듣고 강원도로 향하던 중·대대장으로부터 'A 일병이 심정지라고 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군 당국의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우왕좌왕하며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해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잘 다녀오겠다고, 건강하게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던 아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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