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륨 등 이중용도 품목 통제”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상무부의 외관 모습./바이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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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2일 대(對)중국 반도체·장비 추가 제재를 발표하자 중국이 갈륨·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에 대한 미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이 광물 수출 통제라는 강력한 보복 카드를 꺼내들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의 기술 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 상무부는 3일 “‘중국 수출 관리법’에 의거해 민간·군수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미국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할 것”이라면서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초경질 재료, 흑연 등과 관련된 이중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의 제조에 중요하게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 등의 수출을 원천 통제하며 자원을 무기로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상무부는 이번 조치를 내린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남용하면서 경제 무역·기술 문제까지 정치화, 무기화하며 수출 통제 조치를 남발하고 있다”면서 “여러 중국 기업들을 제재 리스트에 넣고 억압하는 것은 국제 무역 규칙과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은 대중국 수출 통제 품목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추가하고,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 140곳을 제재 리스트에 새로 올리며 중국의 최첨단 반도체 생태계 무력화에 나섰다. 고성능 메모리인 HBM은 한국과 미국이 주로 생산하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생산 부품으로, AI 발전에 필수적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인 ‘광물 수출 제한’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생산부터 기술까지 망라한 수출 통제 체계를 만들고 관련 조례를 발표했다. 작년 8월 중국은 갈륨(시장 점유율 94%)과 게르마늄(83%)의 수출을 통제했고, 작년 12월에는 흑연(67%)의 수출을 제한했다. 올해 9월에는 배터리 원료로 쓰이는 안티몬과 기계 부품 제작 과정에서 절단·가공 등에 쓰이는 초경질 재료(텅스텐 카바이드, 인조다이아몬드 등)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내렸다.
지난 10월에는 중국 수출업체들의 희토류 서방 공급 내역 제출을 의무화했다. 이달 1일에는 중국의 이인자 리창 총리가 서명한 이중용도 물자 수출통제 조례가 시행됐다. 중국은 최근 희토류 관련 기업의 소유권 통제도 강화하는 중이다. 중국에 남은 마지막 외국계 희토류 제련소 2곳은 중국 국영기업인 성허자원에 매각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세계 광물 수급을 틀어쥔 중국이 미국과 그 동맹국에 수출 통제 정책을 펼치면 이들 국가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값비싼 희토류인 테르븀·디스프로슘·에르븀·루테튬 등 10종은 중국이 100% 장악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부터 시작된 대중국 반도체 제재는 줄곧 강도를 높여왔다. 중국 대표 기술 기업이자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이었던 화웨이의 첨단 칩 생산을 막은 이후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22년에는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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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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