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 여성정치 아카데미 1기 개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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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한다는 비판을 두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을 모호함이라 치부할 순 없다”고 말했다. 오는 10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김 여사 특검법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서울여성정치아카데미 1기 개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린 자유 민주주의 정당이고 의견이 다양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당 의원총회에서는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적 모호성은 친한동훈(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이 라디오에서 한 대표의 김 여사 특검법 입장을 설명하면서 나온 말이다.
친한계에서는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씨 수사를 지켜본 뒤 김 여사 특검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특검에서 하려고 했던 거의 90%에 가까운 명씨 의혹에 대해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특검은 된다, 안 된다고 무자르듯이 대답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건 맞다. 재표결시까지 수사 상황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친한계 정성국 조직부총장도 YTN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는 데 대해 “(재표결을 앞두고) 남아 있는 8일 정도 기간 사이에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신 부총장은 K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2~3일 앞두고 입장을 정할 것이라며 단일대오로 특검법을 부결시키는 쪽으로 입장이 정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친한계는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 논란에 불을 지펴 자신을 공격하는 친윤석열(친윤)계를 압박하기 위해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본다. 여당에서 8명의 이탈표만 나오면 김 여사 특검법은 재표결에서 통과되고 곧바로 윤 대통령 부부를 겨누기 때문에 친윤계로선 한 대표의 입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 부총장은 “워낙 당원게시판 문제를 세게 부각시키고 당대표를 부정하는 듯한 그런 언동이 있었다”며 “(한 대표의 입장은) 이렇게 당을 쑥대밭을 만들어 놓고 그건(재표결 앞두고 단일대오) 그대로 하자는 게 말이 되느냐, 우리 정말 정신 차리자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 부총장도 “한 대표도 사람이다 보니 감정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부분이 가라앉아지면서 이제는 냉정하게 판단하실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시점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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