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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두산 사업구조 개편 '그린 라이트'…반대 권고에는 "오류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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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머니투데이

두산 사업재편안 의결권 자문사 의견/그래픽=김현정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안이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3곳의 지지를 받았다. 두산은 반대 의사를 피력한 자문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을 내놓으며 오는 12일 임시 주주총회 전 막판 여론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해 국내의 한국ESG기준원·한국ESG연구소가 두산밥캣 분할합병에 '찬성'을 권고했다. 두산의 사업구조 개편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둔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을 골자로 한다.

글래스루이스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대형 원전, SMR(소형모듈원전), 가스터빈 등 핵심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 레버리지 감소와 투자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두산로보틱스에 대해서는 두산밥캣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전략적 협력이 가능해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국ESG기준원은 "두산 지배주주의 이익을 목적으로만 이루어진 의사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국ESG연구소는 "양사의 분할합병 배경 등의 측면에서 주주가치 훼손의 우려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안은 사업개편 과정의 변수로 여겨졌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의 지분을 공개매수해 100% 자회사로 상장폐지한 후 합병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한 다음 현재의 안을 확정했다. 합병비율을 기존 '1대 0.031'에서 '1대 0.043'로 상향했고, 금감원 역시 개편안을 승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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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안/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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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오는 12일 열릴 두산에너빌리티 등 임시주총에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전체 지분의 3분의 2 수준이 소액주주인데,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시장의 반발을 샀기 때문에,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재계 관계자는 "자문사 대다수가 반대했을 경우 임시주총 안건 통과에 '빨간불'이 켜지는 격이었을 것인데, 우호적 환경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의 경우 '반대'를 권고했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대주주인 두산이 얻는 이득이 일반주주 보다 많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이를 반박했다. 두산밥캣이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에서 두산로보틱스 자회사가 되는 것일 뿐 지분율은 46%로 동일하며,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의결권은 기존 68%에서 57%로 희석된다는 것이다. 배당으로 (주)두산이 가져가게 되는 이익 역시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고 힘을 줬다.

특히 ISS 리포트가 두산건설을 여전히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분야로 오인하고 있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이사회 의장을 서로 바꿔서 언급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그는 "크고 작은 10개 이상의 사실 오류를 발견하였는데, 많은 내용과 가정들이 기본적인 팩트에 맞지 않는다"며 "충실한 조사와 검토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작성한 것인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서한을 통해 "적기에 신속한 투자가 진행됐을 때 비로소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회사의 미래 성장 모습을 감안해 부디 현명한 의사결정을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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