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감소폭 축소에 전월보단 소폭 ↑
채소류 10.4%… 무 63%, 호박 43% 등
한은 "환율이 변수, 12월 2%대 근접할 것"
그래픽=김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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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1%대를 기록했다. 다만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10% 이상 뛴 수준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물가안정목표인 2% 이내에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채솟값을 잡기 위한 할당관세 연장 등 체감물가를 고려한 조치는 이어나갈 방침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4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전월(1.3%)보다는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하락세 4개월 만의 전월 대비 상승이다. 올해 3월까지 3%대 고공비행하던 물가 상승률은 9월(1.6%)부터 2%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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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가격이 5.3%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2%포인트 끌어내렸지만, 전월(-10.9%)보단 감소폭이 줄어들어 상승 전환에 영향을 줬다. 국제유가는 하락했으나,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된 탓이다. 신선식품 지수는 전년에 비해 0.4% 오르는 데 그쳤다. 2022년 3월(-2.1%) 이후 최저치다. 과실류(-8.6%)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농축수산물(1%)도 두 달 연속 1%대로 둔화했다.
이에 반해 채소류는 10.4% 올라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0.15%포인트 밀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온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전월 15.6% 상승했던 데 비하면 기상 여건이 양호해져 오름폭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무(62.5%), 호박(42.9%), 오이(27.6%) 등의 가격은 1년 전보다 급등세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도 2.9%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통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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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지출 비중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1년 전 대비 1.6%,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 근원물가는 1.9% 상승률을 보였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경제·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특별한 충격이 없다면 2% 이내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변수는 환율이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영향이 12월 이후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지난달 물가 상승률에서)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최근 환율이 상승했지만 파급시차 등을 고려할 때 영향은 12월 이후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 1,400원대를 넘는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고환율이 반영될 경우 물가 상승률은 다시 2%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게 한은 전망이다. 김 부총재보는 "내수흐름과 공공요금 조정, 기업의 제품 가격인상 등도 변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에 더해, 무·당근의 할당관세는 내년 2월 말까지 연장하고 코코아두·커피농축액·오렌지농축액 등 식품원료 할당관세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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