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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기고]전기차 캐즘 대안 떠오른 EREV, 필요성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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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체업체들이 전기차 캐즘 장기화 전망에 따라 '버티기'에 돌입하게 되면서 이를 극복할 무기로 EREV(주행거리 연장형 자동차)를 선택했다. 세계 각국이 전동화 속도를 조절하면서 EREV가 최소 10년 이상 장기 집권할 가능성까지 보인다. EREV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중간 단계 모델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이 둘 다 바퀴에 연결돼 있지만 EREV는 모터로만 움직인다. EREV에서 내연기관 엔진은 전기를 생산, 배터리를 채우는 역할만 한다.

중국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는 잇따라 EREV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지리(Geely)가 소유한 프리미엄 전기차 제조업체인 '지커'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설계·제작할 것이라고 지난 8월 밝혔다. 리오토의 L시리즈 EREV는 40.9∼44.5kWh(킬로와트시)의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주행 거리가 최대 1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전세계 완성차 2위 폭스바겐그룹도 EREV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폭스바겐그룹 전기차 브랜드인 스카우트 모터스는 최근 EREV 출시 계획을 밝히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7년 새로운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트래블러'와 픽업트럭 '테라'를 전기차와 EREV 모델로 시장에 내놓는다.

현대자동차도 EREV와 소형 전기차를 위한 구동(PE) 시스템 등 선도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체질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EREV 전략과 발맞춰 PE시스템 등 자체 설계 사양을 개발하고 글로벌 수주 확대를 추진한다. 현재 EREV PE 시스템에 대한 설계 검증과 평가를 앞두고 있으며 2026년 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9월 현대차그룹과 포괄적 협력 관계를 맺은 제네럴모터스(GM)는 전동화기술 경쟁력을 갖춘 현대차와 함께 EREV 라인업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GM은 초대형 SUV와 픽업트럭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 이 밖에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 램도 EREV 픽업트럭인 '램차저 1500'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형 SUV인 지프 왜고니어도 EREV로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완성체업체들이 EREV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첫째, 구동방식 차이에 따라 EREV 차량은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2배 이상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EREV는 전기차 모드에서 주행하다가 배터리가 소진되면 내연기관이 작동하면서 연료를 사용해 계속 주행할 수 있다. 둘째, 순수전기차보다 배터리와 충전 회로를 적게 사용해 제작 비용도 줄어든다. 셋째,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주로 충전 인프라의 부족과 주행 거리의 한계에서 비롯되는데 EREV는 이러한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EREV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과 내연기관 기술의 통합이 필요하다. 특히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를 개선해야 하며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 간의 부드러운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협력이 필요하다. 또 EREV의 생산 비용을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 그리고 더 나은 자원 조달 전략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부담할 수 있는 가격대에서 EREV를 제공해야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머니투데이

류경진 영남이공대 스마트e-자동차과 교수




류경진 영남이공대 스마트e-자동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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