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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반격 나선 중동의 도살자... "불사조 아사드,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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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하는 시리아 내전... "아사드 위기"
러·이란 도움에 실각 위기 수차례 넘겨
반군 이끄는 HTS 주민 거부감도 한몫
'중동 화약고 경계' 미·이란 외교전 나서
한국일보

시리아 반군이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를 기습 탈환한 지난달 30일 도시에 걸렸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현수막이 제거되고 있다. 알레포=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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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의 역습은 놀랍다. 하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여전히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8년 만에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를 기습 점령한 반군에 대한 정부군의 반격이 시작된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최근 시리아 내전의 판세를 이렇게 진단했다. 14년째 이어져 온 내전의 위기마다 주변 정세를 활용해 구사일생 정권을 지켜 온 아사드 대통령이 이번에도 전세 역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격 나선 시리아·러시아군


시리아 국영 사나(SANA)통신 등에 따르면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러시아군 전투기 등을 동원해 알레포 등 반군이 장악한 도시를 집중 폭격했다. 앞서 이슬람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시리아 반군이 지난달 30일 알레포와 이들리브주(州) 북서부 주요 거점을 장악한 데 이어 중부 하마주까지 밀고 들어왔다. 미 CNN방송은 "시리아군과 러시아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반군에 대한 보복성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군의 공세는 분명 아사드 정권에 중대한 위기다. 하지만 아사드는 과거에도 반군의 격렬한 공세에 벼랑까지 내몰렸다가 끈질기게 권좌를 지키는 '불사조' 행보를 보였다. 시리아를 중동의 교두보로 보고 공을 들여 온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 원조가 아사드 정권을 떠받쳐 온 일등 공신이다. 2000년 권좌에 오른 아사드는 중동에 민주화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던 2011년 이른바 '아랍의 봄' 여파로 내전이 벌어지자 자국민에게 화학 무기를 살포해 진압하면서 '시리아의 도살자'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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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르 알아사드(오른쪽) 시리아 대통령이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다마스쿠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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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대신 이슬람 근본주의?


반군에 대한 시리아 국민의 거부감도 현재로선 아사드 정권에 유리한 변수다. 반군을 이끄는 HTS는 2011년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 전선(자카트 알누스라)'이 전신이다.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면서 시리아를 해방시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들의 목표는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적 이슬람국가 건설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실상 뿌리는 같은 탓에 미국은 2013년 HTS를 테러 조직 명단에 올렸다. HTS 수장 아부 모하메드 알졸라니에겐 1,000만 달러(약 140억 원)의 현상금까지 걸린 상태다.

아사드 정권의 실각을 운운하는 것이 시기상조란 지적도 이 같은 이유에서 나온다. BBC는 "일부 시리아 국민들은 반군을 이끄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보다 차라리 아사드 정권이 덜 나쁜 선택지라고 여긴다"고 짚었다. 미 싱크탱크 뉴라인스 인스티튜트의 카람 샤 연구원은 영국 가디언에 "HTS가 급진적인 이슬람 조직이라는 것이 문제"라며 "지극히 평범한 알레포 주민 입장에서 너무 극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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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시리아 반군 전투원들이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외곽 탈리야에서 트럭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탈리야=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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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외교전 긴박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휴전으로 한숨을 돌린 미국은 물론 시리아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 및 이란 등 주변국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알레포와 다른 지역에서의 긴장 완화와 민간인 보호 등을 논의했다"고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했다.

반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아사드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란이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시리아 반군의 기습 공격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음모"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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