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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中, 글로벌 ADC 개발사 톱10 중 절반 차지···韓은 현상유지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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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판 흔드는 中]

■CDMO 넘어 신약개발 약진

천문학적 투자에 네거티브 규제

계약금 평균 15%···韓은 6% 그쳐

J&J 등 빅파마와 M&A 잇달아

美 생물보안법으로 中 견제 불구

트럼프 정부서도 FDA 허가 늘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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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기술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로 대표되는 위탁개발생산(CDMO)을 넘어 신약 개발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와 대규모 기술 수출 계약이 잇따르고 있는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지난해부터 평균 15% 수준으로 크게 뛰었다. 기술 수준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 수출 규모는 사실상 정체 상태다. 더구나 기술 수출 대부분이 신약이 아닌 플랫폼으로 글로벌 신약 시장에서 입지 강화를 위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팜큐브와 넥스트파마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 상위 15건이 모두 10억 2000만 달러(약 1조 50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머크(MSD),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노바티스 등 빅파마를 상대로 1조~3조 원에 이르는 기술 수출 계약이 이뤄졌다. 선급금은 계약에 따라 달랐지만 통상 10~15% 수준이었다.

최근 2년간 주요 거래를 보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쓰촨바이오킨에서 ADC 파이프라인 글로벌 판권을 84억 달러(11조 8000억 원)에 사들였다. 선급금은 8억 달러(약 1조 원)다. GSK는 치마젠의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을 최대 5억 5000만 달러(약 7734억 원)에 계약했는데 선급금이 절반 이상인 3억 달러(약 4200억 원)에 달했다. MSD는 지난달 15일 중국 라노바에서 이중 항체 신약을 도입하면서 임상시험·승인·판매 등 단계별로 27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빅파마에 인수된 중국 바이오 기업의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보였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은 중국 레전드 바이오텍의 기술을 사들여 다발골수종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세포) 치료데 ‘카빅티’를 개발했다.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물로 현존 CAR-T 중 가장 효능이 높고 상업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FDA 승인 등 신약 개발 행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빅파마와 인수합병(M&A) 거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CAR-T 치료제 후보 물질을 보유한 그라셀을 지난해 12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에 인수했다. 젠맙은 ADC 신약 개발 기업 프로파운드를 18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에 사들였다. J&J는 이중 특이 항체에 중점을 둔 생명공학 회사인 프로티올로직스를 8억 50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사들였다. 한 신약 개발 회사 대표는 “중국 제약·바이오의 사례를 보면 계약의 가치를 알 수 있는 선급금이 한국의 기술 수출 사례보다 크게 높다”며 “한국에서는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빅파마 M&A도 다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특히 ADC, 이중 항체, CAR-T 등 혁신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ADC 신약 후보 물질 개발 상위 10개 글로벌 기업 중 5곳이 중국계 바이오벤처다. 한국 기업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차이나카티셀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에서 CAR-T 치료제 임상시험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로 전 세계 CAR-T 임상시험의 51%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2020년까지 1000건 이상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거나 완료됐다.

반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 기술 수출 사례를 보면 규모와 내용에서 중국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9년 8조 4315억 원, 2020년 10조 9782억 원, 2021년 14조 785억 원, 2022년 6조 3471억 원, 2023년 7조 9619억 원으로 2021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올해도 11월까지 49억 9300만 달러(6조 4909억 원)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선급금 비율은 각각 3.57%, 8.49%, 6.13%로 집계됐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중국은 정부 주도로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산업의 성장을 위해 네거티브 규제를 하고 있다”며 “10년 전 해외로 유학을 갔던 인력들이 돌아와 바이오 산업에 종사하면서 양질의 인재 풀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중국의 임상시험 결과 등에 신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중국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고 FDA 허가를 받는 약물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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