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북 김제시 만경읍 HR E&I 본사 앞에서 강태완씨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출근길 규탄 집회가 열렸다. 강씨의 어머니(가운데)가 아들의 영정을 들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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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특장차 개발·생산업체인 HR E&I에서 특수장비차량 테스트 작업 중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 요인 중 하나가 불완전 장비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이주인권단체와 노동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강태완씨(32·몽골명 타이왕)가 기숙사에서 사용하던 컴퓨터에서 연구팀 ‘주간 업무보고’ 자료들이 발견됐다.
이 자료에는 국책사업으로 개발 중이던 텔레핸들러(고소작업차와 지게차의 기능 결합)가 아직 개발하고 있는 불완전한 장비였고 문제들이 발생해 수정·개선 중이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사고 차량은 개발 단계가 50%에도 이르지 못한 상태였고, 브레이크 기능도 장착돼 있지 않았다.
사고는 지난달 8일 전북 김제시 만경읍 만경공단에 있는 특장차 생산업체인 HR E&I에서 원격으로 작동하는 특수장비인 텔레핸들러 차량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했다. 텔레핸들러가 방향을 둥글게 틀지 못하고 대각선 직진으로 나와 야적된 고소차들 쪽으로 오게 돼 강씨가 고소차와 텔레핸들러에 끼여 숨진 것이다.
당시 리모컨을 조작할 수 있던 또 다른 동료 연구원에 따르면 해당 텔레핸들러는 전진, 후진, 조향(방향 전환) 기능까지 개발된 상태였고 브레이크 기능은 개발 전이었다고 한다. 유족 측은 브레이크 기능도 없는 장비를 경사로에서 후진시키면서 뒤에 고소차들까지 줄지어 세워둔 것이 끼임 사고가 발생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해당 산재 사고의 당국 수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사고 업체 HR E&I는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사고경위서에 재해 발생 원인을 ‘리모컨 조작으로 주행체를 방향전환 또는 정차시키지 않고 몸으로 막음’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숨진 강태완씨의 장례는 회사와 합의가 진행되지 않아 지금까지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강씨 어머니 이은혜씨(62·몽골명 엥흐자르갈)와 이주노동시민사회단체 등은 HR E&I 본사 앞에서 출근길 규탄 집회를 열었다.
유족 측은 사고 과정 파악을 위한 회사의 온전한 정보공개, 공식 사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지만 확답이 없는 상황이다.
이주인권단체 등은 오는 5일 전북지역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대규모 규탄 집회를 연다. 집회 이후에는 주검이 안치된 익산 원광대학교병원 장례문화원 인근에서 추모제를 열 계획이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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