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출국 전 필수 코스 된 올리브영, 다이소
반면 불황의 골 깊어진 면세점…업황 계속 악화
일본 신주쿠 가부키초 돈키호테 전경(왼쪽), 오른쪽은 한국의 올리브영 매장 모습. 돈키호테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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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 들르는 필수 코스인 다이소도 이런 변화를 뚜렷이 보여준다. 서울 명동·동대문 등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다이소 매장은 외국인 비중이 50%를 넘는다. 다이소 관계자는 “500원짜리 마스크팩, 2000~3000원짜리 립스틱 등 화장품은 없어서 못팔 정도”라며 “1000원대의 엑세서리와 잡화류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 과거엔 면세점에서 고가 명품, 화장품 등을 구매했다면 요즘은 올리브영 같은 전문점이나 로드숍을 선호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올해 유통업계를 결산하고 내년 유통시장의 변화와 판도를 조망하는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올해 히트 상품을 최대 70% 할인하는 연중 최대 규모의 올영세일이 시작된 1일 서울 올리브영 명동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과 쇼핑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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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특히 불황의 골이 깊은 유통 채널은 면세점이다. 외국인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면세점 업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 쇼핑 장소가 시내 면세점에서 헬스&뷰티(H&B) 전문점, 즉 올리브영으로 바뀌고 있다”며 “면세점 업계가 실적 부진을 겪는 반면 올리브영의 올해 매출 증가율은 작년 대비 약 3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선규 한국면세점협회 단장도 “면세점 소비층이 소수 대량 구매자에서 개별 여행객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면세점 쇼핑보다 식도락 같은 체험형 관광이 선호되고, 외국 관광객이 쇼핑 장소로 면세점보다 로드숍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에 진열된 소용량 화장품.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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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만 넘기면 회복될 줄 알았던 면세점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11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과거 단체 여행 중심에서 개별 여행으로 형태가 바뀌었고, 쇼핑 위주 여행에서 미식·체험 등 소비 패턴이 변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형 면세점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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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3분기 면세업계 성적표는 어둡다. 롯데면세점은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동기보다 손실 폭이 362억원 커지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도 162억 영업손실을 냈다. 신라와 현대도 각각 382억과 80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단기간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히려 적자가 더 불어날 공산이 크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 감경 혜택이 올해부터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중국 관광객의 씀씀이도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유커든, 싼커(중국 개별관광객)든, 다이궁이든 모두 씀씀이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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