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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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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중동 전쟁으로 작년 전세계 방산업 매출 4.2%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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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세계 100대 방산기업 매출 4.2% ↑…한국 매출 증가율 2위

"무기매출, 아직 수요 충분히 반영 안해…생산능력 계속 증대"

뉴스1

세계 100대 방위기업 매출의 국가별 비중. (사진은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계속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세계 각국 방산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이 약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00대 방산기업의 매출은 총 6320억 달러(약 885조 원)로, 2022년에 비해 4.2% 증가했으며 2015년에 비하면 19% 증가했다.

지난해 100대 기업 중 매출이 늘어난 기업은 73개로, 2022년 47개보다 늘었다. 특히 하위 50개 기업 중 40개가 매출이 늘어, 상위권 기업보다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제공하는 제품 범위가 더 넓은 대규모 기업들은 공급망 차질과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수요가 많아도 주문이 밀렸지만, 공급망이 더 짧고 제품 수도 비교적 적은 기업들은 증가하는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매출이 늘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100대 기업 중 41개는 미국 기업으로, 이들은 세계 전체 매출의 약 절반가량인 317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들 중 30개 기업이 매출이 늘었지만, 세계 최대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 RTX는 매출이 각각 1.6%, 1.3%씩 줄었다. 이와 관련해 SIPRI 군비·무기생산 프로그램 연구원인 난 티안 박사는 이 대규모 기업들이 복잡하고 다층적인 공급망에 의존하기 때문에 2023년의 공급망 문제에 취약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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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100대 방위기업의 2022년-2023년 매출 변화 추이. (사진은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 갈무리)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 유럽에는 100대 기업 중 27개 기업이 있으며 이들의 2023년 매출은 총 1330억 달러였다. 2022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0.2%에 불과해 세계 주요 지역 중 가장 낮았다. 이는 유럽 기업들이 대부분 예전 주문을 처리하고 있어 급증한 신규 주문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로렌조 스카라자토 SIPRI 군비·무기생산 프로그램 연구원은 "복잡한 무기 시스템은 리드 타임(상품 주문 시간과 인도시간 사이에 지난 시간)이 길다"면서 "이를 생산하는 기업은 본질적으로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느리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탄약, 포탄, 방공 및 육상 방어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독일, 스웨덴, 우크라이나, 폴란드, 노르웨이, 체코의 방산기업들은 매출이 크게 늘었다.

가자전쟁이 진행 중인 중동의 방산기업 6개 매출은 18% 증가한 196억 달러였다. 이 중 3개는 이스라엘 기업이었으며 나머지 3개는 튀르키예 기업들이었다. 이스라엘 기업은 136억, 튀르키예 기업은 6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SIPRI 군비·무기생산 프로그램의 디에고 로페스 다실바 박사는 "중동의 가장 큰 방산기업은 2023년 매출이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러한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23년 기록적 무기 매출을 달성함과 더불어 이스라엘 방산기업이 가자 전쟁이 이어지고 확산하면서 지금도 더 많은 주문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무기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러시아였다. 100대 기업 중 러시아 방산기업은 2곳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매출은 40%나 증가한 255억 달러였다. 난 티안 박사는 "러시아 무기생산의 공식 데이터는 드물고 의심스럽지만, 대부분 분석가는 러시아가 기존 무기고를 광범위하게 보수 및 현대화하면서 2023년 새 군사 장비의 생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특히 전투기, 헬리콥터, 무인항공기, 탱크, 군수품, 미사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공세를 계속하면서 더 많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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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7일 도쿄의 육상자위대 아사카 기지에 방문해 타입 10 탱크에 탑승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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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것은 아시아 지역, 특히 한국 방산기업의 성장세다. 100대 방산기업 중 한국의 방산기업은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 넥스원, 현대로템 등 4곳으로, 이들의 매출은 세계 100대 방산기업 전체 매출의 1.7%에 불과했지만, 매출 증가율은 39%로,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일본 기업 5개는 35% 증가한 1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율은 러시아, 한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일본은 2022년 이후 군사력 증강에 나서면서 국내 주문이 늘었고, 일부 기업은 신규 주문이 300% 이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IPRI의 군비·무기생산 프로그램의 샤오 량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기업의 무기 매출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고조된 위협 인식에 대응해 역내 군비 증강이 진행되고 있다는 큰 그림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 중국의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의 유일한 100대 기업인 NCSIST는 27% 증가한 3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도의 3개 기업은 매출이 5.8% 증가한 67억 달러였다. 반면 100대 기업 중 9개의 중국 기업 매출은 불과 0.7% 증가한 1030억 달러였다.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과 무관하게 각국의 방산기업은 밀린 주문을 처리하거나 신규 무기 조달 계획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방산기업의 매출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이후 늘어난 수요로 인한 실제 영향은 최대 방산기업이 기존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생산 능력 증대를 마친 이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스카라자토 연구원은 "100대 방산기업의 무기 매출은 여전히 수요 규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많은 기업이 신규 채용에 나서고 있어 향후 매출을 낙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2024년 무기 매출은 이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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