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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한반도 긴장이 ‘성장 동력’…한·일 방산, 30%대 매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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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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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주요 방산기업들이 지난해 나란히 100억달러(14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급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수출 수요와 역내 군사 긴장 확대로 자국 내 방위비 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낸 ‘2023년 전세계 방산업체 매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상위 100곳 방산기업의 무기 및 군사서비스 매출은 6320억달러(884조2천억원)로 전년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 방산기업들의 매출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우선 매출 상위 100위 기업 가운데 한국에선 한화그룹, 한국항공우주, 엘아이지(LIG) 넥스원, 현대로템 등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110억달러(15조3900억원)로 2022년 판매액과 견줘 39% 증가했다. 특히 한화의 경우, 지난해 매출 순위를 18단계나 끌어올리며 24위(판매액 57억1천만달러)에 올랐다. 보고서는 한국 방산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유럽 내 무기 수요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선 미쓰비시중공업(39위·매출 38억9천만달러), 가와사키 중공업(65위·20억6천만달러) 등 5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매출 총액은 100억달러(14조원)로 전년대비 35% 증가세를 보였다. 주로 자국 내 방위 전력 강화에 필요한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 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은 신규 수주 금액이 세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서 군사 지출과 무기 생산프로그램 분야를 담당하는 샤오 량 연구원은 “한·일 방산 기업들의 무기 판매가 급증한 것은 역내 안보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군비 증강이 진행되고 있다는 큰 그림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인도·태평양을 둘러싼 지역에서 무기 판매가 증가한 것은 한·일 기업들만이 아니다. 보고서에서 따르면, 이번에 상위 100대 기업에 오른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방산기업 23곳의 무기 매출은 전년 대비 5.7% 성장한 13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국 가운데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 무려 41곳이 ‘100대 방산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기업들의 무기 매출액은 3170억달러였다. 매출액 1위인 록히드마틴사(매출액 608억1천만 달러)를 비롯해 상위 1∼5위까지 모두 미국 기업이 차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가까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무기 매출액이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유럽에 본사를 둔 27개 기업의 무기 매출 총액은 13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 방산기업은 유럽 기업들과 따로 조사됐는데 상위 100위에 두 곳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255억달러로 40% 정도 증가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의 무기 생산에 대한 공식 데이터가 부족한 데다 정보의 정확성도 의심스럽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면서 전투기, 헬리콥터, 무인항공기, 탱크, 미사일 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산기업들의 무기 수출은 2022년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연구소 쪽은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거의 4분의 3에 이르는 기업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고 올해도 이런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방산기업들이 여전히 무기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있어 신규 채용에 나서는 등 향후 매출을 낙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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