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키이우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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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서부로 파병됐다는 정황이 포착된 북한군 병사들이 전투 도중 사망하거나 부상했다고 1일(현지시각)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에서 진행한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이 교전 중인 최전선에 더 많은 북한군이 투입돼 러시아군의 총알받이로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도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구체적인 북한군 사망자 수나 부상자 수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연계가 강화되는 현상에 대해 강하게 우려했다고 부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전쟁의 조기 종식을 원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기 가입의 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크림반도를 포함해 일부 러시아 점령지를 무력으로 탈환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외교에 의한 영토 회복을 목표로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간 러시아군이 점령한 전체 영토 탈환을 목표로 항전을 공언해왔으나, 나토 가입을 조건으로, 러시아의 침략을 억제할 환경이 갖춰진다면 일부 영토에 대한 러시아 통제권 등이 포함된 휴전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방침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젤렌스키는 또 “각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부족하다”며 국제적인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로 계속 진군하고 있다며 현재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매우 어렵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교도통신은 밝혔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나토 보호 아래 편입할 수 있다면”이라는 전제로 러시아와 영토 관련 휴전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러시아 쪽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레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행사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가며 “우크라이나가 잘못된 손에 의해 지속적으로 도구화 돼, 러시아 연방의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쪽의 우크라이나 종전 계획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에겐 긍정적이지 않다. 트럼프 당선자가 지난 27일 임명한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각각의 당근책을 제시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는데, 러시아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장기간 연기하겠다는 약속을 해주고 우크라이나엔 러시아 에너지 판매액에 대해 세금을 부과해 재건 비용을 대겠다는 조건 등이 담겨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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