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9일 2455.91로 장을 마쳤다. 지난 1일 시가 2542.96보다 87.05포인트(3.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57.55포인트(7.8%) 내린 678.19로 장을 마무리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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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2월과 3월, 6월에만 그달 첫 거래일보다 마지막 거래일의 지수가 높았다. 나머지 8개월은 시가보다 종가가 낮은 음봉을 기록했다.
최근 30년 동안 코스피지수가 월봉 기준 연간 가장 많은 음봉을 기록한 해는 2000년이다. 당시 이른바 ‘IT 버블’이 터지면서 9개월간 음봉이었다. 코스피지수가 다음 달에도 하락장을 보이면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코스피지수는 IMF 외환위기에 들어섰던 1996년과 1997년에 각각 8개월 음봉을 세웠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7개월 음봉을 나타냈다. 올해 이미 같거나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도 2000년 10개월간 음봉을 세운 것이 최다 기록이다. 코스닥지수가 올해 12월까지 음봉이면 2008년 8개월 음봉을 제치고 2번째로 많은 해로 남게 된다.
물론 IMF와 IT 버블, 글로벌금융위기 때 코스피·코스닥지수가 반토막났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7.2%, 21.8% 하락했다.
문제는 그동안에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증시가 부진했던 것이고, 올해는 전 세계 주요 증시가 대체로 상승 흐름을 보이는 와중에 홀로, 그것도 꾸준히 뒷걸음질쳤다는 점이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의 주가지수도 연중 상승을 기록 중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월간 단위로는 크게 깨졌어도 달이 바뀌면 심기일전하곤 하는데, 올해처럼 계속 깨지면 멘탈 관리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국 증시 부진의 근본 원인으로 성장 둔화가 꼽힌다. 한국은행은 지난 28일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9%로 예측했다. 2026년 GDP 성장률 전망치도 1.8%로 제시했다. 2년간 잠재성장률(2%)을 밑도는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한 셈이다.
투자자 이탈까지 겹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물론 개인까지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2021년 평균 67조5310억원을 정점으로 올해 50조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반대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한국예탁결제원이 2011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1000억달러(약 140조원) 선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산업의 실적 반등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연말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 회복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못해, 오는 12월 이후에도 지수의 유의미한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증시 바닥을 확인한 만큼 12월 주식시장이 저점을 높여갈 수 있겠지만, 이익 측면에서 (개선) 신호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며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 전망치가 지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어 증시 상단에 저항이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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