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준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진제공=롯데그룹 |
롯데 화학군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에게 주어진 특명은 '고부가가치 키우기'다. 업계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기초화학 축소·고부가가치 확대'를 내세운 롯데 화학군의 사업구조 재편에 보다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1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부사장은 지난달 28일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았다. 1년 만에 이뤄진 CEO(최고경영자) 교체다. 동시에 롯데그룹은 이 신임 대표에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도 맡겼다. 그러면서 "롯데케미칼 사업구조를 기초화학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기초화학 축소·고부가가치 확대'라는 사업 방향성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 기조는 임원 인사에서도 확인됐다. 폴리머, 여수생산, 아로마틱, 모노머 등 기초소재 분야 부문장들이 대거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퇴임한 롯데 화학군 임원 30%의 무게중심이 기초소재 분야에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화학군 주축인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비중이 60%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 중에서도 높은 편이다. 롯데 화학군은 이 구조가 중국발 공급과잉이 극심한 시장에서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판단했고, 올해 내내 기초화학에 대해 자산 경량화 및 운영 효율 극대화를 추진했다. 2030년까지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기초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여 실적을 개선하겠단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 고부가가치 사업의 매출 목표로 △첨단소재 8조원 △전지소재 7조원 △정밀화학 5조원 △수소에너지 4조원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비전을 구현할 수 있는 자산도 충분히 갖췄다고 자신한다. 약 50년간 사업을 영위하면서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 고객 신뢰가 있고, 미국·유럽·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에 고부가가치 생산거점도 고르게 뒀단 점에서다. 고부가가치 제품군 역시 계속 확대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을 늦출 수 있는 '고강성 난연PP(폴리프로필렌)', 무게를 강철 소재 대비 약 30% 줄이면서 강도는 높인 '열가소성 장섬유 복합재(LFT)' 등이 대표적이다.
이 신임 대표 역시 고부가가치 사업에 강점이 있는 인물로 꼽힌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 당시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강화하는 한편, 주요 거래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감소하는 판매량과 스프레드에 효율적으로 대응,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 화학군의 이번 임원 인사는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재편 의지를 담은 결과물"이라며 "새로운 리더십 체제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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