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공항서 레드카펫과 화환 ‘환영’
중국 “대만 지도자의 미국 방문 단호히 반대”
11월 30일(현지시간)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하와이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잉그리드 라슨 미국재대만협회(AIT) 집행이사의 환영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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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계기로 미국 하와이를 경유하자,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1일 홈페이지에 올린 대변인 명의 입장문에서 “중국은 어떠한 형식이든 미국과 대만의 공식 교류에 단호히 반대하고, 어떤 명분과 이유에서든 대만 당국 지도자가 미국에 잠입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며, 미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대만 독립’ 분열 분자 및 그 분열 행동을 지지·종용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이어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이 라이칭더의 ‘경유’를 안배해준 것을 엄중히 규탄하고,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 측에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했다는 의미다.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자 중·미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중국은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전용기편으로 지난달 30일 오전 7시30분쯤(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주대만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잉그리드 라슨 집행이사와 위다레이 주미 대만대표가 기내에서 영접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 하와이주 방위군 사령관을 역임한 아서 로건 호놀룰루 경찰서장이 공항에서 환영 행사를 했다. 라이 총통 전용기 옆에 레드카펫이 깔렸고, 화환이 전달되는 등 최고 예우로 행사가 진행됐다.
대만 CTS는 “기내 영접과 레드카펫 환영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라이 총통은 하와이에 이틀 체류하는 동안 비숍 박물관, 하와이 비상관리국(FEMA), 진주만의 USS 애리조나 기념관 및 하와이 싱크탱크 ‘동서센터’(EWC)에서 비공개 교류와 회담에 참석한다.
지난 5월 취임한 라이 총통은 지난달 30일 태평양 도서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를 방문하는 6박7일 간의 순방길에 올랐다. 하와이에 이어 마셜제도·투발루를 거쳐 미국령 괌에서 다시 하루 체류하고, 팔라우를 거쳐 6일 귀국길에 오른다.
중국의 압박 속에 외교 무대가 제한된 대만은 총통의 미국 경유를 미국과의 관계를 다지는 기회로 활용해왔다. 중국은 무력시위로 이에 항의해왔다.
지난해 4월 차이잉원 당시 총통이 중앙아메리카 수교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경유하면서 케빈 매카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과 회동하자 중국군이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라이 총통의 해외 순방을 하루 앞두고 F-16 전투기와 레이더에 필요한 예비 부품 3억8500만달러(약 5377억원)어치를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에도 반발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별도로 게시한 입장문에서 “중국 대만 지역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동성명, 특히 ‘8·17 공동성명’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하고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했다”고 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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