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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의 부동산주간뷰] 막 오른 1기신도시 재건축, 우려되는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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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가 지난 27일 발표됐다. 정부와 이들 신도시를 포함한 5개 지자체는 총 13개 구역 3만 5897가구를 선정했다. 분당과 일산의 경우 별도의 정비 물량을 추가 선정하면서 각각 1만 2055가구, 9174가구로 확대해 선도지구 기준 물량 +@의 최대치를 채웠다.

뉴스핌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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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지구 선정 발표 이후 선정된 단지와 탈락한 단지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당연지사. 특히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분당의 경우 후유증과 후폭풍이 만만찮다.

성남시가 배점을 가장 많이 부여한 주민 동의율 기준으로는 선정여부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공공기여와 이주주택 제공 등에 가점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혼선이 커지면서 '깜깜이 공모'에 대한 선정 시비가 불거졌다.

여기에 탈락 단지들의 내부 갈등뿐만 아니라 선정된 단지들에 대해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이란 비방 섞인 우려도 여기저기 흘러나온다. 분당은 5개 신도시 가운데 사업성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지만 선도지구 선정 단지들의 '무리수'가 결국 '자충수'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정부와 지자체가 선도지구의 재건축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행정, 금융 지원을 약속한 만큼 재건축 자체가 엎어질 일은 없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도 상존한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제정에 따라 정비구역 지정부터 관리처분 인가까지 행정적 절차를 압축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 방안을 제시했다.

또 12조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통한 초기 사업비 조달 방안도 마련했다. 이번 발표에서 학교 문제, 추정 분담금 문제 등도 사업 지연이 될 만한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선도지구 재건축 일정으로 제시한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에 대해선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빨라도 12년이 걸린다는 서울 재건축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정비구역 지정부터 착공(이주 포함)까지의 일정을 3년 안에 소화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윤석열 정부의 공약인 만큼 임기 내 성과로 내세우겠다는 의도는 이해가 된다. 어차피 목표로 설정한 것인 만큼 사업 진행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고 수정하면 더욱 사업 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굳이 바꿀 이유는 없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이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은 일반 주택 분양과 달리 주민의 의견이 모아져야 진행되는 사업이다. 설사 조합이 아닌 신탁사를 통한 사업 진행도 별반 다르지 않다. 관리처분 인가가 나기 전까지 거쳐야 할 많은 절차 가운데 추가 분담금 문제가 가장 첨예할 수밖에 없다. 본인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이 감당할 만한 금액이냐가 '속도전'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사업성 측면과 결부된다. 일부 신도시의 선도지구는 재건축 사업을 지탱할 최소 일반 분양가가 담보되지 못한다는 시뮬레이션 분석도 나온다.

또 선도지구로 선정된 구역마다 사정이 각각 다르다는 점도 사업 진행의 변수다. 예컨대 상가 조합원과의 지분 합의 문제나 공공기여와 이주 주택 제공 등으로 인한 갈등이 사업 지연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주대책과 교통문제도 난제다. 국토부는 이달 중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미루면서 이주대책은 벌써부터 혼선이 일고 있다. 이주 단지를 짓는 대신 인근 주택 공급을 늘려 이주 수요를 흡수하겠다고 밝혀 놓고서는 선도지구 선정 발표 내용에는 신규 유휴부지 개발과 영구 임대주택 순환 정비 등의 이주 대책을 내놓겠다고 엇갈린 입장을 밝혔다.

특히 공기업과 지자체 간의 상반된 입장은 이주 대책에 대한 혼선뿐만 아니라 전월세 불안을 가중할 것이란 데 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분당의 경우 오리역 역세권 개발에 이주 단지 활용하는 안을 밝히기도 했으나 이에 성남시는 반발하며 이주 단지 개발을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교통망 등 인프라 재정비 문제도 선도지구 선정 전에 수립됐어야 했다. 원희룡 전(前) 국토부 장관은 당초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통해 도시기반시설 구축을 제시하려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임기 내 재건축 성과를 내겠다는 공약이 무리수가 되었다. 이를 지키라는 지역 여론에 떠밀려 서둘러 선도지구 공모를 내놓게 되면서 교통망 등 인프라를 구축할 마스터플랜은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국토부는 향후 1기 신도시 정비 추진을 단계별 순차 정비 개념을 도입하고 내년부터 주민 제안 방식으로 재건축 인허가를 내주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는 변별력 없이 과열 양상을 보인 공모 방식의 부작용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토부 계획대로 진행되려면 역시 선도지구 사업이 목표대로 지켜질지가 관건이다. 자칫 후발 재건축 단지 사업이 기약없이 지지부진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재건축을 바라는 1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응이다. 기우(杞憂)에 그치길 바란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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