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조사 받는 와중에 또…지그재그 "여기서만 싸게 팔아" 논란

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 블랙프라이데이행사 배너. /사진제공=카카오스타일

불공정 거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카카오스타일 자회사 지그재그가 갑질 논란에 또 휘말렸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입점 판매자들의 경쟁사 행사 참여를 막자 일부 판매자들이 "갑질"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일각에선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카카오스타일은 "단독 상품 행사 참여는 판매자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스타일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맞춰 패션 커머스 플랫폼인 '지그재그'에서 벌인 할인 행사 참여 셀러 A사에 타 플랫폼에 베스트 상품(인기 상품) 미진열을 요구했다. 해당 쇼핑몰이 요청을 거부하자 12월까지 지그재그 기획전 참여 불가라는 불이익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B사는 지그재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타 플랫폼의 행사에서 빠질 것을 강요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 플랫폼 행사 미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지그재그에서 해당 브랜드사 제품을 셧다운(미노출)시킬 것이라는 담당 MD의 경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그재그는 지난 2월부터 배타 조건부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배타 조건부 거래는 거래 상대방이 자사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조건으로 거래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11월 할인행사 등 기획전을 진행하는 동안 경쟁업체의 할인 행사에는 같은 상품으로 참여하지 않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그재그 내에서만 거래하도록 유도한 셈이다. 공정위의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업계 관행이라는 이유로 시정 조치 없이 여전히 입점사에 부당대우를 강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지그재그 측은 선택은 판매자의 자유이며, 미 참여 시 해당 구좌를 제외한 다른 지면에서의 노출 제한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카카오 스타일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은 소비자에게 큰 혜택을 제공하고, 판매자도 최대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연중 최대 규모 행사로 단독 상품, 단독 할인 등의 참여 구성이 존재한다"며 "이는 모든 플랫폼에 존재하는 참여 조건 구성으로, 지그재그는 이러한 조건을 사전에 안내하고 판매자의 동의와 신청이 있는 경우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획전의 참여를 강요하거나, 판매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타 플랫폼에서의 판매를 제한하거나, 타 플랫폼의 기획전에 참여를 제한한 사실은 없다"며 "기획전의 참여는 판매자의 자율적인 결정 사항으로, 이와 관련해 지그재그에서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불이익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부 셀러들에게 벌어진 지그재그의 요구가 대형 브랜드사가 아닌 소상공인인 셀러들에게 '갑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셀러들과 상호 협의로 계약하는 것이 아닌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노출이 어렵다는 등 불이익을 줄 것이라며 압력 가하는 것이 과연 자율적인 결정 사항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은 거래 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 조건을 설정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거래상지위남용'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경쟁사 할인 행사 참여를 막은 것 자체가 입점사의 거래 내용을 제한해 경영 활동을 간섭하는 경우에 해당돼 거래상지위남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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