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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스폰서' 김한정, '오세훈 대통령' 프로젝트로 여론조사업체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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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스폰서’로 알려진 김한정 회장이 차기 대선을 겨냥해 여론조사 업체를 직접 만든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오세훈이 네 번째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2022년 6월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뉴스타파 취재를 종합하면, 김 회장은 그때 일종의 '오세훈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과 강혜경 씨의 통화 녹음파일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담겨 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여론조사 업체 대표로 강혜경 씨를 영입하려고 했다. 올해 9월 통화에서도 김 회장은 "강 실장과 일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경 씨는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김 회장의 업체 대표로 스카웃 제안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오세훈 시장은 기자들에게 "김 회장은 수많은 후원자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단순한 후원자가 명태균 측에 수천만 원을 건넨 뒤, 이후엔 아예 여론조사 업체를 만들어서 오세훈 대통령 만들기에 뛰어들 것 같지는 않다. 김한정 회장의 오세훈 짝사랑에 따른 개인적 일탈인지, 아니면 오세훈 시장의 해명이 거짓인지는 결국 검찰 수사로 가려질 전망이다.

오세훈 4번째 시장 당선 후 공생학교와 같은 주소지에 여론조사 업체 설립
김한정 회장이 2022년 11월 22일 설립한 리서치○○○○○라는 이름의 여론조사 업체 주소지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바로 앞이다. 이곳은 김 회장이 만든 사단법인 ‘공정과 상생학교(이하 공생학교)’의 주소지와 동일하다.

공생학교는 오세훈 캠프 출신들로 채워졌고, 오 시장 당선 이후 공생학교 이사진 대다수가 서울시 유관기관의 임원으로 취업한 사실은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관련기사 : '오세훈 스폰서' 김 회장 측근들, 서울시 산하기관 줄줄이 취업) 이들의 취업은 오 시장이 2021년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시작됐지만, 오세훈 시장 측은 정식 절차를 밟았고, 특혜 채용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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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정 회장이 2022년 11월 22일 설립한 리서치○○○○○라는 이름의 여론조사업체 사업 목적. ⓒ뉴스타파
강혜경 인터뷰, "김한정, 오세훈 차기 대선 출마 대비해 여론조사 업체 차렸다"
강혜경 씨는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김 회장이 오 시장의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여론조사 업체를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여론조사업이 돈이 될 뿐더러,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단 사실을 명태균 씨를 만나 경험했다고 한다.

앞서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는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실시했다. 당시 김 회장이 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납한 사실이 뉴스타파 보도로 처음 밝혀졌다.(관련기사 : 오세훈 최측근, 강혜경 계좌로 3300만 원 입금... "여론조사 비용 대납")

명태균 씨는 자신이 오세훈 시장을 당선시켰다고 주장했는데, 당시 선거의 핵심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였다. 명 씨는 수차례의 비공표 여론조사를 통해 오 시장에게 유리한 단일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 수치를 오세훈 후보에 유리하게 조작한 정황도 추가로 포착된 상황이다.

● 기자 : 여론조사 업체를 세운다는 것은 결국에는 다음 대선을 준비한다 이렇게 봐도...
○ 강혜경 : 네. 그렇죠.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고, 멀리 봤기 때문에 대선을 준비하는, 그 준비를 하기 위한 기관을 (운영)하는 거죠.
● 기자 : 그럼 결과적으로 김 회장님이 여론조사 수치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거는 알고 계시는 거네요?
○ 강혜경 : 당연하죠. 그리고 지금 여론조사를 오세훈 시장 같은 경우는 본인이 한 번도 보고를 받았다 받아본 적이 없다고 얘기를 하시는데 제가 알고 있는 건 보고를 다 받았습니다.
- 강혜경-뉴스타파 인터뷰 (2024.11.28.)


강혜경 씨는 "명태균 씨의 비공표 여론조사 효과를 경험한 김 회장이 여론조사업체를 설립해 서울시 관공서 용역을 따내려는 계획을 세웠다"면서 "김 회장이 저를 대표로 영입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 강혜경 : 여론조사업 법인 등록까지 해놓으셨고 사무실을 운영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저보고 와서 같이 일을 하자고 했어요. 그리고 서울 관공서 용역이라든지, 오세훈 대선을 앞두고까지 여론조사 일을 같이 진행을 하자는 제의를 계속 했었습니다. ○ 기자 : 그런데 갑자기 이런 얘기가 나온 이유가 뭔가요? ● 강혜경 : 일단 명태균 씨와 저를 이제 알게 되면서 이제 여론조사 업에 대한 이제 장점을 많이 들으시고 보시고 해놓으니까 이제 여론조사 업을 이제 하자고 했었고 그렇습니다.
- 강혜경-뉴스타파 인터뷰 (2024.11.28.)


'김한정 녹음파일'에서도 교차로 확인되는 말, "강 실장, 나랑 같이 일하자"
김한정 회장과 강 씨가 통화한 녹음파일에서도 '여론조사 업체'와 관련 대화가 나온다.

'명태균 게이트'가 터지기 1년 전인 2023년 10월 10일 자 통화에서 김 회장은 강 씨에게 "신세를 갚아얄 텐데...그래서 우리는 같이 일할 거잖아. 내가 그랬잖아"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강 씨에게 졌다는 '신세'는 오세훈 여론조사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강혜경 씨는 김영선 의원실의 보좌관 신분이었는데, 계속해서 스카웃 제안이 왔다고 한다.

뉴스토마토가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최초 보도한 직후인 지난 9월 9일에도 김 회장은 "나는 강 실장(과) 일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일은 계속 삐끗나고 일은 또 허송세월하고 있다" 강 씨가 빨리 회사로 와줄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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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스폰서로 알려진 김한정 회장 ⓒ썬데이타임즈
올해 총선 앞두고 여론조사 영업한 정황 "내가 오더 받으면 해줄 수 있나?"
김한정 녹음파일에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김 회장이 강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정황도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자 통화에서 김 회장은 표본을 500개로 했을 때 비용이 얼만지, 그리고 강 실장이 대신 조사를 해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다만, 조사 결과는 자신의 업체(리서치○○○○○) 이름으로 나와야 한다는 말도 했다.

김 회장의 업체에 조사 실무자가 없어 여론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영선 의원실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강 씨에게 대신 조사를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 같은 부탁이 올 때마다 강혜경 씨는 PNR 등 다른 조사 업체로 연결해주곤 했다고 한다.

● 김한정 : 공표용은?
○ 강혜경 : 공표용은 이제 500개. 만약에 표본 500개 하면은 부가세 별도해서 250(만원)
● 김한정 : 그러면 내가 지금 오더 받아갖고 강 실장한테 얘기하면 강 실장이 그거 해줄 수 있는 거예요?
○ 강혜경 : 네네네
● 김한정 : 그럼 우리 이름(리서치○○○○○)으로 들어가야 돼.
- 김한정-강혜경 통화 녹취록 (2023.12.11.)


민주당 "오세훈-김한정 커넥션 밝혀라" VS 서울시 "허위 가짜 정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새서울특위, 위원장 박주민)는 어제(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명태균 의혹에 대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적극적인 해명을 촉구했다. 앞서 뉴스타파가 보도한 ▲여론조사비 3,300만 원 대납 의혹 ▲김한정 회장 사단법인 공생학교 이사진의 서울시 산하기관 특혜 채용 의혹 ▲오세훈 시장이 김한정 회장에게 명태균을 만나라고 지시한 정황 등에 대해 사실 관계를 밝히라고 한 것이다.

이후 서울시는 신선종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오세훈 시장은 김 씨에게 명 씨를 만나라고 말한 사실이 단연코 없다"며 "없는 사실에 대해 왜 답을 해야 하느냐. 의혹을 키우고 싶다면 민주당은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근거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간의 일방적인 허위 주장과 확인되지 않은 가짜 정보를 재탕, 삼탕해 의혹을 부풀리는 내용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또 "검찰 수사가 일단락된 이후 허위 조작 정보를 제작하고 유포해 개인의 명예를 훼손시킨 당사자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으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김한정 녹음파일과 강혜경 씨 등 핵심 관계자들의 증언, 그리고 등기부등본이나 언론 기사와 같은 명확한 사실 자료를 기반으로 오세훈 시장 '개인'에 대한 여러 의혹을 합리적으로 제기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서울시를 동원해 방어에 나선 모양새다. 현재 서울시 대변인, 민생소통특보 등 공무원들이 오 시장 '개인'에 대한 의혹을 언론에 해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어제는 뉴스타파 보도를 가리킨 듯,'허위 주장, 가짜 정보'라는 과격한 단어까지 서울시 대변인 명의로 나왔다.

뉴스타파는 오세훈 시장 측에 김 회장이 여론조사 업체를 설립한 사실을 알았는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한 것은 아닌지 등 일련의 의혹에 대해 해명을 요청했다. 오 시장 측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뉴스타파 이명선 sun@newstapa.org

뉴스타파 봉지욱 bo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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