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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재계 IN&OUT]정기선부터 구동휘까지…새 시대 예고한 오너 3·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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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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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황예인 기자]

연말 인사 시즌이 도래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젊은 경영인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 오너일가(家) 3·4세가 나란히 핵심 사업 부문 책임자로 등판하면서다. 이들 모두 일찍이 사업 현장에 뛰어들어 경험을 쌓고 혁혁한 공도 세운 인물인데, 이를 발판 삼아 전면에 나서며 40대 중심의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정기 임원 인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30·40대 오너가의 이름이 속속 포착되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다. 작년 말 처음으로 부회장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불과 1년 만에 수석부회장으로 직책을 바꿔달며 다시 한 단계 올라섰다.

1982년생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대일외고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는데,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그룹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한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돌아온 2013년부터다. 이후 그는 ▲기획재무부문장 상무 ▲기획재무총괄부문장 전무 ▲HD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HD현대·한국조선해양 사장 등 요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친환경 선박 건조 역량을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조선사 AS조직을 통합해 친환경 선박 개조 전문 HD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마린솔루션)를 출범하면서다. 당시 그는 환경 규제에 발맞춰 선박을 개조하려는 수요를 포착했고, 단숨에 이들을 매년 1400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알짜 기업으로 키웠다.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한 셈이다.

외부에선 정 수석부회장의 승진이 그룹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깨가 무거워진 만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미래 성장 사업 발굴에 힘을 싣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은 글로벌 추세로 떠오르는 친환경과 디지털전환 사업 등을 줄곧 눈여겨봤는데, 내년에도 관련 기술 혁신과 주요 핵심 과제를 챙기며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범(汎) LG가에서도 오너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LS 3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회장과 구동휘 LS MnM 신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독립경영 3년차를 맞은 LX그룹에서도 구본준 회장의 아들 구형모 LX MDI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먼저 구본혁 부회장(1977년생)은 고(故)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미국 UCLA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고 2003년 LS전선 해외영업부문 사원으로 그룹에 발을 들였다. 또 ㈜LS 사업전략팀 부장, LS MnM 중국사업부장과 사업본부장 등을 지냈고 예스코홀딩스로 자리를 옮긴 이후엔 남다른 안목으로 기업을 투자형 지주회사로 탈바꿈시켰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아들 구동휘 부사장(1982년생)도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소재를 만드는 LS MnM을 책임진다. CEO로 발탁되면서 그룹 신사업의 한 축인 배터리 소재 분야를 주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 센터리대를 졸업한 그는 2012년 우리투자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이듬해 LS일렉트릭 경영전략실 차장으로 LS에 합류했다. 이어 ㈜LS와 E1, LS MnM에 이르기까지 사업 현장을 오가며 역량을 쌓았다. 2021년엔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사와 수소 충전 전문 기업 코하이젠을 설립하기도 했다.

덧붙여 구동휘 대표는 구자은 그룹 회장(3.6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LS 지분(2.99%)을 보유 중이다. 앞으로의 승계 구도에서도 지분율과 그간의 성과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형모 LX MDI 사장(1987년생)도 승진 대열에 합류하며 보폭을 넓혔다.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 출신인 그는 2014년 LG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19년 일본법인 신사업담당을 거쳤고 LX그룹 출범과 함께 2021년 LX홀딩스로 자리를 옮겨 경영수업을 쌓았다.

아울러 구형모 사장은 그룹 경영개발원 역할을 하는 LX MDI를 본궤도로 끌어올렸다. 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컨설팅과 트렌드 분석 기능을 차질 없이 수행함으로써 그룹의 대응력 강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안팎에선 LX그룹이 장차 구형모 사장 중심의 승계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구형모 사장은 아버지 구본준 회장을 잇는 LX홀딩스 2대 주주다. 2021년 850만주를 증여받고, 이후로도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11.15%까지 높였다.

재계에서는 승계의 필요성과 맞물려 주요 기업이 세대교체 준비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는 한편, 전면에 부상한 오너가 3·4세 경영인이 새로운 자리에서 성과를 제시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황예인 기자 yee9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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