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주목할 두 조직, '경영진단실'과 '미래기획단'

글로벌리서치 내 경영진단실 신설…미전실 출신 최윤호 임명

삼성바이오에피스 일군 미전실 출신 고한승, 미래사업기획단장 임명

최윤호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 사장. 삼성글로벌리서치 제공

삼성이 '기술통'인 반도체 수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 부진에서 비롯된 위기론이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산하에 있는 글로벌리서치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해 관계사 지원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 발굴을 통한 '넥스트 삼성'에 대한 의구심 해소에도 나섰다.

'경영진단실' 통해 그룹 전반 진단 강화…"불확실한 경영환경 극복"

삼성글로벌리서치(구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관계사 경영 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하는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그룹 전체 전략을 따는 사업지원TF와 별도의 '인하우스 컨설팅 조직'을 통해 각 계열사에 맞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일부 사업 부진이 그룹 전체 위기론으로 확산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삼성글로벌리서치는 경영진단실 신설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영진단실은 관계사의 사업경쟁력 제고를 비롯해 경영 건전성 확보 업무를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신임 경영진단실장은 최윤호 삼성SDI대표(사장)이 맡았다. 최 사장은 과거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 출신인 재무전문가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신임을 받는 인사로 평가 받는다.

관계사마다 별도의 경영진단조직이 있지만 보다 객관성을 갖춘 조직에서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경영진단실을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아닌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속으로 둔 것은 삼성전자로부터 독립적으로 관계사의 상황을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진단을 내놓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사업지원TF가 그룹 차원에서 전략을 짜고 계열사간 교통정리를 통한 시너지를 도모해 앞에서 '끄는 역할'이라면 글로벌리서치는 관계사의 요청에 의해 경영과 조직, 프로세스 등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뒤에서 '미는 역할'인 셈이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진단실은 계열사들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신설됐다"며 "컨트롤타워의 개념은 아니고 반도체 위기론을 반면교사 삼아 계열사 단위로 맞춤형 컨설팅을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사업기획단에도 힘 준다…신사업 발굴한 인재가 단장으로

고한승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사장.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반도체 이후 삼성전자를 끌어갈 '비욘드(Beyond) 반도체' 키우기에도 박차를 가한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실적 악화가 회사 전반의 위기가 회사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차기 먹거리'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사업기획단을 강화했다. 지난해 신설된 미래기획사업단은 전영현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등 1.2대 단장을 기술통으로 임명했는데 전날 인사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사장을 3배 단장에 임명했다.

미래사업을 발굴하나는 조직의 위상이나 규모 자체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삼성 그룹 신사업팀에서 바이오사업을 발굴해 오늘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이룬 창립 멤버인 고 사장을 단장으로 앉힌 것은 미래사업기획단에 힘을 실어주는 조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 사장 임명에 대해 삼성전자는 "그룹 신수종 사업을 일궈낸 경험과 그동안 축적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사업 발굴에는 적지 않은 자원이 소요되지만 신설 1년 만에 3번째 수장을 맞는 등 조직 안정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만큼 조직의 정체성과 방향을 재정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영현 부회장이 DS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전 부회장이 초대 단장으로 올때나 전임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이 2대 단장으로 이동한 것을 두고 신사업을 책임지는 조직이라기보다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인사들이 잠시 머무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다음 먹거리를 찾아야하는 절실함은 지난해보다 훨씬 커진 상황이고 미래사업단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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