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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노인 안전한 목욕탕, 청년 자립돕는 편의점… 지역 바꾸는 ‘공간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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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 노인이 안전한 목욕탕 마련… 안면인식 키오스크-호출 벨 설치

남양주, 멘토링-홈 CCTV 등 지원… 아동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힘써

이노션-삼성-LG 등 민간 기업 참여… “민관 협력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

동아일보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도내 사회적경제 조직과 기업, 공공기관, 지자체와 함께 ‘사회 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27년 된 경기 안성시 일죽목욕탕(위쪽 사진)을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에 안전한 목욕탕으로 리모델링했다. 이노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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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목욕탕을 안전하게 싹 고쳐주니 이용하기 너무 좋네요.”

경기 안성시 일죽면에 사는 이해복 씨(60)는 “우리 동네에 어르신이 많아서 수십 년 된 목욕탕의 바닥이 미끄럽고 조명도 어두워 항상 안전 문제가 걱정됐었다”며 “(리모델링 추진한 지) 며칠 안 됐는데 안전한 목욕탕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벌써 안성 죽산과 이천 장호원 등 인근 주민들까지 찾아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 노인 안전사고 예방에 초점

1997년 문을 연 안성시 ‘일죽목욕탕’이 리모델링을 통해 22일 새롭게 변했다. 이 사업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추진하고 있는 ‘사회 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 중 하나로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협력해 사회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광고회사 이노션은 목욕탕을 리모델링하면서 겨울철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혈압이 급변하는 ‘히트 쇼크’와 ‘낙상 사고’ 등 고령층이 당하기 쉬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목욕탕 입구에 놓인 키오스크에 이용자 얼굴을 30초 동안 촬영하면 체온과 호흡수, 스트레스 정도의 생체 정보를 수집한 뒤 ‘반신욕’ 등의 개인 맞춤형 목욕법을 제안한다. 탕 내부엔 곳곳에 SOS 긴급호출 벨이 있고, 탈의실 라커룸 열쇠에 호루라기가 달려 있어 언제든지 위급 상황을 알릴 수 있다. 주민 김모 씨는 “올 3월에도 큰 사고가 있었고 낙상 등 작은 사고들이 항상 있었는데 너무 안심된다”고 말했다.

● 협업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 조성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지난해부터 도내 사회적경제 조직과 기업, 공공기관, 지자체와 함께 △돌봄 사각지대 해소 △기후변화 대응 △지역 활성화 등의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e순환 거버넌스 등과 함께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폐휴대전화를 기부하면 이를 파쇄·분리해 재활용하고 기부자에게는 기부영수증이나 탄소중립 포인트를 제공하는 자원 순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경제원 관계자는 “기업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성과를 창출하고 자활 기업은 일자리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올해 8월에는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경기도 내 사회환경 문제해결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개방형 혁신 지원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남양주시 아동돌봄 사각지대를 줄이고 맞벌이 부모로 인해 아동이 겪는 ‘돌봄 공백’ 현상을 해소하는 데 힘쓰기로 했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남양주시에 있는 교육공동체 우리누리 사회적협동조합에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한 솔루션 개발비와 멘토링 등을 지원해 사업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남양주시 내 50개 가정에 스마트 홈 폐쇄회로(CC)TV(우리집 지킴이)와 자기주도학습 콘텐츠로 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 정서적 안정감과 학습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9월에는 세븐일레븐과 자립준비청년 일자리 창출 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와 함께 ‘청년그린 편의점’ 1호점을 안양석수점에서 열고 아동양육시설에서 퇴소해 사회로 나온 자립준비청년의 창업과 취업 활동을 돕고 있다. 사업 참여 방법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훈 경기도사회적경제원장은 “앞으로도 사회적경제조직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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