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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트럼프 ‘관세 25%’ 엄포 먹혔나… 멕시코 “불법이민 해결 나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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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부과” 밝힌지 이틀만에

“멕시코가 국경폐쇄 동의” 글 올려

멕시코, 美경제 의존도 높아 ‘수세’

여론 악화땐 ‘보복관세’ 나설수도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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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 미국으로의 이민을 중단시키고 남부 국경을 폐쇄하는 데 동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이다. 자신이 25일 멕시코에 “불법 이민자 제어 대책을 취하지 않으면 멕시코산 물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멕시코가 자신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는 점을 홍보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폭탄’ 부과 계획이 발표된 뒤 멕시코 정부는 겉으로는 “우리도 미국산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 멕시코에 진출한 미 기업도 피해를 볼 것”이라며 ‘맞대응’을 시사했다. 그러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7일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하며 불법 이민을 근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세계 최강국이자 멕시코의 1위 교역국인 미국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AP통신은 “두 정상의 통화가 관세 위협의 가치를 확인시켜줬다”며 트럼프 당선인 측이 향후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압박할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 트럼프 “멕시코, 국경 폐쇄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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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방금 셰인바움 대통령과 멋진 대화를 나눴다”며 멕시코가 미국으로 향하는 국경을 폐쇄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중남미산 마약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해 멕시코가 무엇을 할지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공개했다. 셰인바움 대통령 역시 같은 날 X에 “불법 이민을 해결하고자 하는 멕시코의 포괄적 전략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멕시코가 이틀 만에 트럼프 당선인 측의 압박에 사실상 굴복한 건 그만큼 미국 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멕시코의 대미 수출액은 4722억 달러, 수입액은 2560억 달러로 대미 무역흑자가 2162억 달러(약 302조6800억 원)에 달한다.

무역흑자의 대부분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에서 나온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한국 기아, 일본 도요타 등 각국 자동차 기업은 미국과 가까우며 인건비가 싼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고 여기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 시장으로 수출한다. 멕시코에서는 연 약 380만 대의 자동차가 생산되는데 이 중 대부분이 미국으로 향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여기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국가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

트럼프 당선인은 중남미 출신의 불법 이민자, 중국산 원료로 제작된 마약 펜타닐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주요 경로가 멕시코라는 점에도 줄곧 불만을 표했다. 여론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매년 약 100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미국으로 들어오며 대부분 멕시코를 거친다. 이 중 멕시코 국적의 불법 이민자는 약 400만 명이다.

● 멕시코-캐나다, 보복관세도 고려

다만 멕시코는 미국에 ‘맞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완전히 배제한 상태는 아니다. 지난달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 셰인바움 대통령은 좌파 성향이며 “미국의 압력에 마냥 굴복하지 말라”는 자국 내 진보 세력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날 그가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 소식을 밝히기 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멕시코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당시 회견에 동석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발언이 “제 발에 총을 쏘는 격”이라며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에서도 4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에 진출한 미국 주요 기업들도 관세 인상의 악영향을 받게 되고, 수입물가 상승, 불법 이민자가 담당했던 미 일용직 일자리의 임금 상승 등으로 미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의미다.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25% 관세 부과 위협을 받은 캐나다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6일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했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몇 가지 과제를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다만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AP통신에 “캐나다 또한 미국산 특정 품목에 대한 보복 관세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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