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성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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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는 독도와 함께 우리 동해를 지키는 섬이다. 빽빽한[鬱] 구릉[陵]의 섬[島]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현재 울릉도의 명칭은 본래 순우리말 이름을 한자로 옮겨 적다가 생겨난 결과로 봐야 좋겠다. 그 맨 앞 글자가 참 어렵다.
울(鬱)은 우선 획수가 많아 외워 적기에 불편한 글자다. 그래서 한자를 간소화해 쉽게 적느라 분주한 중국은 이 글자를 아예 욱(郁)으로 줄여 쓴다. 그럼에도 본래 생김이 복잡하고 외우기 어려운 이 글자의 쓰임은 의외로 아주 많은 편이다.
우선 카레의 주요 재료인 강황(薑黃)을 달리 울금(鬱金)으로 적기도 한다. 노랗다 못해 샛노란 색을 띠니 짙은[鬱] 노랑[金]이라 표현했던 모양이다. 튤립을 한자로는 울금향(鬱金香)으로 옮겼는데, 강황과는 직접 관련 없는 번역어다.
필획이 빽빽한 이 글자는 곧잘 마음속 그늘을 가리키기도 한다. 뭔가에 눌려 갑갑해지는 경우를 일컫는 단어가 억울(抑鬱)이다. 걱정이 쌓여 도지는 심사는 우울(憂鬱)이다. 근심에 잠겨 답답해지는 상황은 침울(沈鬱)이다.
가슴에 빼곡하게 노여움이 겹치는 상태를 우리는 울분(鬱憤)이라고 적는다. 아예 불을 끌어들여 “울화(鬱火)가 치민다”고 말할 때도 있다. 그 답답한 마음이 쓸쓸함으로 이어지는 때는 울적(鬱寂), 불평불만이 그저 쌓이기만 하면 울적(鬱積)이다.
중국사회에 ‘묻지 마’식 살인이 잦아졌다. 앞서 언급한 비틀어지고 뒤틀리는 기운인 여기(戾氣)와 함께 이 ‘울’의 조어 행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아지지 않고 어려워져만 가는 경기(景氣)와 실업(失業)이 우선의 원인으로 보인다.
거기에 빽빽한 나무숲처럼 울창(鬱蒼)하다고 해도 좋을 공산당의 오랜 통제와 억압이 사람들을 마구 짓누른다. 그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길거리 범죄에 나서는 모양이다. 음울(陰鬱)과 암울(暗鬱)을 떠올리게 하는 요즘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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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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