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동훈 대표를 둘러싼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 "공개적인 발언이나 논쟁은 자제를 좀 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한 대표와 김민전 최고위원이 충돌하는 등 계파갈등이 최고조에 이르자 확전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28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 대응을 위한 의원총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게와 관련해 여러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고 여기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며 "다수 고발인에 의해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 당분간 여기에 관한 공개적인 발언이나 논쟁은 자제를 좀 하자, 그리고 차분히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하자, (의원들께) 그렇게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어 "당 지도부에서 상황을 정리하고 생각하고 할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며 "일종의 냉각기를 갖고 생각할 시간들을 갖도록 하자"고 했다. "당분간 (당게 논란과 관련한) 대외적인 의견표명은 의원도 당직자도 자제해 달라고 말했고, 대부분의 의원님들이 동의했다"고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에선 공개 회의석상에서 지도부 간 설전이 벌어지는 등친윤계와 친한계 간 계파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평이 나왔다. 지난 25일 당 최고위원회의 공개회의 중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이 한 대표 측에 공세를 펴자, 한 대표는 "발언을 하실 때 사실관계를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다"며 거칠게 맞섰다.
한 대표는 당일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최근에 (당게 관련) 문제를 제기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명태균 리스트에 관련돼 있거나 김대남 사건 등 자기 이슈를 덮으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해당 논란을 "당 대표를 흔들고 공격하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본인에게 쏟아지는 친윤계 측 해명 요구에 대해 "익명 당원게시판은 당이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열어준 공간이고 당연히 거기서는 대통령이든 당 대표든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다. '대통령 비판한 글을 누가 썼는지 밝히라, 색출하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강하게 받아치기도 했다.
당원게시판 문제가 여당의 중심 이슈가 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나 예산 국면을 겨냥한 대야공세는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친윤계로 꼽히며 특별감찰관 추진 과정 등에서 한 대표와 각을 세워온 추 원내대표가 이날 확전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약한 의원들도 당내 분란에 대한 한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한 대표의 당내 입지가 오히려 흔들리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소장파로 꼽혀온 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게 논란과 관련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할 (규모로) 점점 커지는 것 같다"며 "의혹이 있었을 때 대표께서 사실대로 당원들과 국민들께 말씀을 주셨더라면 계속 저희가 의미 없는 그런, 그리고 생각하기도 싫은 이러한 생각들이 확산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전날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고모가 먼저 저주의 글을 썼다. 근데 우리는 그런 거 문제 삼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초등학생들 싸움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계속 반박을 하기 시작하면 대표 주변에 계신 분들도 결코 이 대표 리더십에 좋은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정치를 공학적으로 접근하고 기술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면 이 문제는 풀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와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서범수 사무총장(왼쪽)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