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1시15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한 논술학원에 '수험생 여러분 고생했어요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사진=김선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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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추가시험 발표되자마자 특강이 마감됐습니다."
28일 오전 11시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S' 논술학원 관계자는 "오는 29일부터 연세대 추가시험 특강을 시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학원 건물 엘리베이터에는 논술 합격 수기 이벤트를 알리는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지난 26일을 기점으로 서울 시내 대학들의 논술시험이 모두 끝나면서 수험생 대부분은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요 대학 논술 전형이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에 연세대학교가 '2025학년도 수리논술 추가시험' 시행을 결정하면서 대치동 학원가도 급히 연세대 수리논술 추가시험 대비 특강 개설에 나섰다. 초유의 사태로 수험생들의 문의가 빗발치면서 논술학원 강사들도 휴가를 미루고 특강 준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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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깜짝 발표 후 1시간 만에 논술특강 선착순 등록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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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3시15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한 논술학원에서 발송한 연세대학교 추가시험 대비 특강 개설 안내 문자. /사진=김선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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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2시쯤 연세대의 깜짝 추가시험 일정 발표 직후 대치동 논술학원들은 밀려드는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문의 전화에 급히 특강을 개설하는 모양새다.
발표 30분 뒤 대치동 유명 논술학원 5곳에 문의해보니 모두 "특강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전부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면서 수강을 문의하는 수험생들 인적 사항 등을 받아두기 시작했다.
대치동 'I' 논술학원은 추가시험 계획이 발표된 지 약 1시간 만인 오후 3시15분쯤 특강 일정과 수강료 등을 안내하는 문자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논술 특강 수강료는 10회 150만원 상당으로 발표 다음 날인 이날 오후부터 당장 특강을 시작하는 학원도 있다. 'I' 논술학원 관계자는 "소수정예로 진행될 예정이라 선착순으로 등록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2025학년도 대입 전형이 마무리되고 있는 시기여서 예비 고3과 N수생들을 대상으로 2026학년도 입시 대비 겨울방학 특강 신청을 받고 있다가 갑자기 논술 특강을 개설하게 된 학원도 있었다.
이번 자연계열 논술시험에 응시한 수험생 A씨는 "어제부터 대치동에서 특강이 오픈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특강 개설과 동시에 수험생들 사이에서 또 한 번 난리가 났다. 1차시험을 잘 봤어도 합격 여부를 모르니 시험을 또 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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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환영"... 여전히 남아있는 혼란의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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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의 모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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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은 대부분 추가시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추가시험과 관련해 불명확한 부분들이 있어 혼란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추가시험 대상자가 된 B씨는 "연세대 추가시험이 치러지는 다음 달 8일 당일에 을지대 의대 면접이 예정되어 있다"며 "아직 연세대가 시험 장소와 시간을 공지하지 않아 불안하고 혼란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세대가 1차시험을 이렇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은 1차시험의 내정자가 있기 때문 아니냐는 소문까지 돈다"고 말했다.
C씨(20)는 "논술시험 특성상 가채점이 어려워 1차시험을 잘 봤다고 생각하는 응시자도 2차시험을 준비해야 할 수밖에 없어 쉬지도 못하게 생겼다"며 "1차시험과 2차시험의 중복합격자 처리 방식과 2차시험 충원 여부 등이 확실히 공지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소송을 제기한 자연계열 논술시험 응시자 D씨는 "연세대학교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연세대가 추가시험 시행과 별개로 1차시험의 공정성 침해 여부는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 계속 소송을 이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가 지난달 12일 실시한 2024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에서 시험시간 전에 시험지가 배부되면서 시험의 공정성이 침해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학생들이 시험 시작 전에 문제를 미리 볼 수 있었다는 의혹이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가 연세대를 상대로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15일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이에 연세대는 지난 27일 입장문을 내고 "다음 달 8일에 추가시험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1차 시험과 2차 시험에서 각각 합격자를 선정해 당초 논술 전형 입학 정원 261명의 2배인 522명을 최대로 뽑게 된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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