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이틀째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28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염리동 아파트 부근에서 관계자들이 전선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일대 아파트 단지 1500여 가구가 눈으로 인한 정전 피해를 보았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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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시작된 폭설이 28일 새벽까지 이어지면서 수도권에 최대 40㎝를 넘는 적설을 기록했다. 일부 학교에서 휴교·등교 시간 조정 등이 이뤄졌다. 붕괴, 눈길 미끄러짐 등 폭설로 인한 인명피해는 6명으로 늘었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대설 대처 상황보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 관악 39.8㎝, 경기 용인 44.1㎝, 경기 광주 43.6㎝, 충북 진천 39.1㎝, 강원 평창 32.4㎝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대설특보는 이날 오후 대부분 해제되고 눈도 멎었으나 오는 30일까지 눈과 비가 오락가락해 긴장을 늦추기는 이르다.
이번 폭설은 겨울철을 통틀어도 보기 힘든 정도인데다, 물기를 머금어 무거운 ‘습설’이 내려 붕괴, 나무 쓰러짐 사고가 잦았다. 여기에 강한 바람이 가세해 도로를 빙판으로 만들면서 교통사고도 빈번했다.
경기도에서는 이틀간 폭설의 여파로 5명이 숨졌다. 전날 오전 양평에서 차고 제설작업 중 지붕이 붕괴해 1명이 숨졌고, 오후 평택의 한 골프연습장에서는 철제 그물이 무너져 제설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화성시 비봉매송 도시고속화도로에서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차 사고 현장의 교통을 통제 중이던 도로 운영사 직원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도 있었다.
용인에서는 28일 오전 집 앞의 눈을 치우던 60대 남성이 나무에 깔려 숨졌다. 이날 안성시의 한 공장 지붕이 붕괴해 70대 직원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강원 횡성에서도 축사 지붕이 무너져 70대 1명이 숨졌다. 안양시 농수산물센터, 안산시 금속 가공공장 등에서 붕괴사고가 나 여러 명이 다쳤다.
미끄러짐 등에 의한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0시쯤 의왕시 봉담과천간 도로 봉담 방향 과천터널 인근에서 차량이 미끄러지며 8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2명이 다쳤다. 교통사고는 서울에서 10건, 충북에서 27건 등이 보고됐다.
전날 경북 안동시 중앙고속도로 풍산대교 부산 방향에서는 대형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진 후 난간과 충돌해 운전석만 간신히 난간에 걸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때 현장에 출동한 풍산119안전센터 소속 박준현 소방교가 운전자 손을 45분 동안 붙잡고 추락사고를 막아 화제가 됐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 52분쯤 서울 마포구 염리동, 공덕동, 성산동 일부 지역에 정전이 발생해 총 750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전국적으로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경기 양평·오산 등에서 131건의 정전이 발생했다. 전북 무주·진안 등에서는 시설하우스 붕괴, 인삼 재배시설 파손 등 시설 피해도 상당했다.
열차 지연으로 인한 출근길 불편도 되풀이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폭설로 수인분당선 전동 열차 차고지와 열차 등에 많은 눈이 쌓여 이날 아침 해당 노선 양방향 열차가 길게는 20분 이상 지연됐다. 코레일은 이날 지하철을 증편 운행하면서 출근길 혼잡을 최소화했다. 추가 운행 횟수는 1호선 6회, 경의중앙선 2회, 경춘선 1회, 경강선 1회 등 총 10회다.
폭설로 서울·경기·인천 등 6개 시도 1835개교에서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이날 폭설이 집중된 경기는 1285개교가 휴업을 했고, 375개교가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나무 쓰러짐이나 펜스·차양막 훼손, 정전 등 피해가 발생한 학교는 122개교이다.
하늘길 교통도 이틀째 방해받았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으로 1456편 중 157편이 취소, 101편이 지연됐다.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도 이날 오후 3시 기준 결항 33편, 지연 출발 157편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운항은 이날 오후 눈이 그치면서 점차 정상화됐다.
한편 이날 오후 전국에 발효 중이던 대설 특보가 제주 산지를 제외하곤 모두 해제되면서 오후 4시부로 중대본 비상단계가 해제됐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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