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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머스크 “소비자금융보호국 없애야”…기후 관련 고위 공무원 4명 좌표 찍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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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9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가운데)에게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여섯 번째 시험 비행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보카치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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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에 신설되는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 시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 만들어진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을 폐지해야 한다고 ‘X’에 주장했다. 그는 최근 ‘공룡 부처’ 국방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고 기후 위기와 관련한 고위 공무원 4명의 이름과 직책도 X에 공개했다. 공화당의 정책에 부합하지 않은 기관 등이 머스크의 폐지 목록에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머스크는 X에 “CFPB를 폐지하라(delete). 중복되는 규제 기관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CFPB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2010년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설립된 기관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CFPB는 출범 이후 미 대형 금융 기관과 대출 기관 감시 등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을 하며, 소비자 구제 자금 190억 달러가량을 확보해왔다. 기업을 옹호하는 이익집단이나 공화당 등에게는 눈엣가시였던 셈이다.

미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트럼프 행정부 2기에 정책을 제언하기 위해 작성한 ‘프로젝트 2025’에도 CFPB를 견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프로젝트 2025는 CFPB에 대해 “정치적이고 완전히 무책임하다”며 “(CFPB의 기능을) 은행 규제 기관과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미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주에 머스크는 기후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공무원 4명의 이름과 직책도 X에 밝혔다. 머스크는 한 이용자가 “미국 납세자들은 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의 ‘기후 다변화 국장’을 고용하기 위해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게시한 글에 “가짜 일자리가 너무 많다”고 댓글을 달며 ‘좌표 찍기’에 나섰다. 미 에너지부 산하 대출프로그램사무국(LPO)의 최고기후책임자, 보건복지부(HHS) 환경 정의 및 기후 변화 선임고문, 환경 정의 및 기후 변화 선임고문 등도 표적이 됐다. 이 중 한 명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국방부 예산안 저격 등 파격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미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하원에서는 DOGE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상원에서는 DOGE 코커스가 생겼다. 하원에서는 감독 및 책임위원회 내에 DOGE 소위원회를 만들고 극우 성향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이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존슨 하원의장 역시 “다음주 의회로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를 불러 규제 철폐, 행정 감축, 비용 절감을 달성하기 위한 주요 개혁 아이디어를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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