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에 '마약 공장' 차려 대량 유통…국제 택배로 원료 수급

▲ 경찰이 압수한 마약과 제조 기계


단독주택을 빌려 방음부스를 설치하고 신종 마약과 합성 대마 액상을 대량 생산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0대 A 씨, B 씨 등 제조책 2명과 판매책 등 9명을 구속하고 구매·투약자 10명을 포함한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오늘(28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한 단독주택을 임대한 뒤 내부에 방음부스를 설치하고 마약 제조에 필요한 알약 타정기, 혼합기, 가열교반기 등을 갖췄습니다.

그런 뒤 해외에서 밀반입한 마약 원료 가루를 식용 색소와 혼합해 신종 마약인 메스케치논 알약 1만여 정을 제조했습니다.

또 이들은 독일에서 국제택배로 받은 합성 대마 원료를 전자담배 액상과 섞어 합성 대마 액상 15ℓ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A 씨 등은 대량 생산한 메스케치논 알약과 합성 대마 액상을 비닐 포장해 야산 등지에 묻어두고 판매책들에게 위·경도 좌표를 알려줘 유통했습니다.

판매책은 텔레그램으로 구매자와 접촉해 주택가 화단이나 계량기함 등에 마약이나 합성 대마를 숨겨두는 수법으로 재판매했습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이 쉽지 않도록 판매대금을 가상자산으로 주고받았습니다.

계량기함 등에 숨긴 마약

특히 직접 원료를 구해 대량 생산함으로써 시중에서 알약 1개에 20만∼25만 원에 암거래되는 메스케치논을 6분의 1 가격 수준인 3만∼4만 원대에 판매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폐쇄회로TV 영상 2천500여 개를 분석한 경찰은 마약 공급과정을 역추적해 제조책과 판매책, 배달책 등을 잇달아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신종 마약과 합성 대마를 제조한 단독주택을 급습해 시가 77억 원 상당의 메스케치논 원료 가루 11.57㎏, 합성 대마 원료 10㎏ 등을 압수했습니다.

메스케치논 원료 가루 11㎏는 알약 5만 4천 정을 만들 수 있는 막대한 양이었지만 신속한 수사로 더 많은 마약 유통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이들에게서 마약 알약이나 합성 대마 액상을 구매한 이들은 대부분 20∼30대로, 무직·회사원·대학원생·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마약 제조 총책 등을 뒤쫓는 한편 구매자와 투약자 등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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