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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친윤vs친한 '당원게시판 내분'... 與,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까지 운명의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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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년연장의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27.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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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10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까지 국민의힘이 운명의 2주를 맞이했다. 이른바 '당원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계파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직전 재표결 부결 당시 나왔던 '4표'보다 많은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전까지 한 대표가 자신을 향한 당원게시판 논란을 잠재우고 단일대오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12월10일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김 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재의 표결할 예정이다.

'헌법'에 규정된 재표결 가결 요건은 '출석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모두 본회의에 출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김 여사 특검법이 법률로서 확정된다. 즉 의원이 108명인 여당에서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면 특검이 가동을 위한 절차를 밟는다. 22대 국회가 시작된 후 처리된 두 번째 김건희 특검법은 재표결 결과 104표 반대로 부결·폐기됐다. 당시 여당의 이탈표는 4표로 추산된다.

정치권에선 이번에도 여당에서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최근 당원 게시판 의혹 등으로 불거지고 있는 당 헤게모니 투쟁이 재표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도 이점을 고려해 당초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12월 10일로 미뤄 여권 내 분열이 커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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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25.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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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게시판을 둘러싼 친윤계와 친한계 갈등은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과 한 대표 간 공개 설전이 벌어지며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른 가운데 27일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나와 "(한 대표가 사실관계를) 밝히면 그냥 끝날 문제"라며 이런 요구가 "'한동훈 죽이기'가 아니라 '한동훈 살리기'"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투게더포럼'에서 한 대표의 당원 게시판 의혹을 겨냥해 "외부에 당당하고 깔끔하고 시원하고 솔직했으면 좋겠는데 뭔가 꺼림칙한 것이 남으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자꾸 오해를 만들면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했다.

계파색이 옅은 여권 의원들의 해명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한 대표가) 가래로 막을 일을 포크레인으로도 못 막는 불행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제라도 한 대표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알아낸 사실관계를 명백하고 정직하게 객관적으로 밝혀야 한다. 또 거기에 따라 적절한 설명과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법에 저촉 안 되는 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 정도로 이야기하는 건 굉장히 하책"이라고 지적했다.

친한계는 그동안 쏟아진 친윤계 공세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나와 김 여사의 고모가 한 대표와 그 가족의 당원 게시판 비방글 작성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고 "벼락 맞아 뒈질 집안" 등 저주를 했다고 주장했다.

신 부총장은 "예를 들면 용산 고위 관계자가 저희 당 소속 의원들하고 통화할 때나, 또 기자들하고 통화할 때 한동훈 대표에 대해 참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누가 왜 이 소동을 일으켰는가. 저희는 그걸 주목하고 있다"며 "이걸 정치 공작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르면 오는 29일 당원 게시판 논란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일부 유튜버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한 대표와 친윤계를 동시에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대통령께서 부인인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해) 잘못을 덮고 보호하려고 특검법(특별검사법) 거부하고 있는 것과 한 대표가 지금 자기 가족들 문제가 나오니 말도 못 하고 이렇게 일을 키운 건 (똑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소위 말하는 친윤(친윤석열) 이런 데서 한 대표를 계속 공격하는 것도 보기 꼴사납다. 의도가 뻔히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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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게시판 논란'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25.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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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선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 진행되는 오는 12월10일 전까지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 의혹을 마무리 지어야 향후 자신의 리더십에 치명타를 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원게시판 논란이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미칠 영향은 적지만 이른 시일 내 당을 안정시키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야권을 향한 공세에 집중해야 한단 차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한 통화에서 "의혹이 있는 건 풀고 가야 당이 빨리 안정되고 이 대표를 공격할 수 있는 단일대오가 형성된다"며 "의혹이 의혹을 낳고 있으니 빨리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권의 모습이) 민주당 입장에선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라며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결과가 한 대표에게 분수령이 되진 않을 것 같다. 특검법이 통과되면 곧바로 한 대표 거취도 연동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집권여당 당 대표로서 게시판 문제 하나를 해결하지 못하는 건 리더십에 치명타"라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김민전 최고위원과 충돌한 모습은) 당 대표 리더십으로서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친윤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 대표 꼬투리를 하나 잡아 흔들고 싶은데 워낙 뭔가 없어서 이거(당원게시판 의혹)라도 자꾸 흔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며 "(김 여사 특검법) 이탈표가 생길까 두려워한다면 오히려 친윤계다. 본인들이 두려워하면서 한 대표에게 해명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당원게시판 문제로 인한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이탈표는) 민주당의 주관적 희망"이라며 "(여당) 의원들은 (이탈표에 대해) 자신들의 주관적인 정치생명과 관련돼있는 문제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계파 갈등과 무관하게 부결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당이 김 여사 특검법 통과를 막아내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단 입장을 고수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여당) 의원들 단일대오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추 원내대표는 신 부총장이 이날 김 여사 고모가 한 대표를 비방하는 글을 썼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당직을 맡은 사람은 언행에 좀 더 진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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