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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스키 출근, 빙판길 퇴근…전철·버스 지연 이틀째 ‘출퇴근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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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8일 오전 8시쯤 수원역은 지하철을 타기 위해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김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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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에 이틀째 최대 40㎝가 넘는 폭설이 내려 28일에도 ‘출퇴근 대란’으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자 버스정류장‧지하철역으로 몰렸지만, 일부 차량 운행이 지연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오후들어 눈이 그치고 대설특보는 해제됐지만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빙판길 퇴근 상황을 빚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대설 여파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 일부 열차의 운행이 지연됐다. 코레일 측은 선로에 쌓인 눈과 나뭇가지 등을 치우는 작업과 함께 일부 열차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차량 기지 출고가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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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출근시간대 수원시청역으로 시민들이 몰렸다. 시민들이 승객으로 가득 차 비좁은 열차에 가까스로 타고 있다. 김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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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청역에서 분당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신모(53)씨는 “버스가 오지 않아 집에서 2.5㎞ 거리에 있는 역까지 20분 넘게 걸어왔다”며 “안전안내문자가 빗발쳐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도 10~20분 지각하는 건 이미 정해진 마당”이라며 진땀을 흘렸다.

자영업자 최모(45)씨는 “평소 이 시간대엔 지하철 타려는 사람들이 많이는 없는데 지금은 너무 많다”며 “지하철을 못 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열차가 왔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타고 있어서 최씨는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만 했다.

이날 광교호수공원 사거리에선 한 행인이 스키를 타고 찻길 맨 끝에서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눈이 가득 쌓인 인도 위를 조심스럽게 걷는 행인과 빙판길에 미끄러질까 봐 서행하는 차량보다도 빠르게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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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8시 15분쯤 서울 관악구 별빛거리입구역 여의도방면 버스정류장에서 직장인들이 출근을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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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7시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창동역에선 ‘밤새 내린 폭설로 인해 일부 전동 열차의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두꺼운 롱패딩과 마스크, 목도리 등을 입은 시민들은 역사 내 플랫폼에서 길게 줄지어 열차를 기다렸다.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야 한다는 직장인 이모(59)씨는 “눈 때문에 지하철이 지연될까 봐 2~30분 일찍 나왔는데 방금 ‘연착됐다’고 하더라”며 당황해했다. 등굣길에 오른 고교생 최모(16)양은 “어제저녁도, 오늘 아침도 지하철이 지연돼서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황훈희(67)씨는 “평소보다 지하철을 더 오래 기다려야 했다”며 “직장 쪽에 있는 역에 도착하면 내려서 뛰어야 할 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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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부터 눈은 그쳤지만 쌓인 눈이 얼면서 퇴근하는 차들이 속도를 늦춰야 했다. 이날 수원 팔달구 동수원사거리 앞에서 눈의 무게 때문에 쓰러진 나뭇가지가 모여있는 모습. 김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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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처럼 버스정류장으로도 시민들이 몰렸다. 서울 신림역 인근 버스정류장에 온 전성아(32)씨는 “버스 연착이 10분 이상이나 돼 계속 기다리고 있다”며 “집에서 정류장까지 10분 정도 걸어오는데 도로나 인도 모두 눈이 많이 쌓여있어서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재원(29)씨도 “여의도로 출근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며 “눈이 오면 지하철로 사람이 몰릴까 봐 부러 버스를 타고자 한다”고 했다.

대설에 대응해 코레일은 이날 오전 수도권 전철을 1호선 6회‧경의중앙선 2회‧경춘선 1회‧경강선 1회 등 총 10회 추가 운행했다. 퇴근 시간에도 1호선 5회‧수인분당선 2회‧경의중앙선 2회‧경강선 1회 10회를 추가 운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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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폭설이 내린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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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들면서 눈은 그쳤지만, 경기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낮아진 기온에 쌓였던 눈이 얼면서 차도와 인도는 여전히 미끄러웠다. 오후 5시20분쯤 수원시 동수원사거리 앞에선 서울 방면으로 이동하는 차들이 속도를 늦췄다. 차도 옆 인도 쪽엔 쓸어놓은 눈이 쌓여있고,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해 쓰러진 나무의 가지들이 잘린 채 모여있었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나무와 눈을 피해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겼다.

조모(57)씨는 “길에 물이 너무 많이 고여 있었고, 제설이 잘 안 돼 있어 미끄러질 뻔해 우산을 지팡이 삼아 간신히 걸어 다녔다”며 “자주 다니던 버스가 10~20분 동안 안 올 정도로 교통이 불편해 집으로 가는 버스가 제때 다닐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10분 기준 제주 산지(대설경보)를 제외한 전국의 대설특보는 해제됐다. 가장 많은 눈이 쌓인 곳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경기 용인(백암)으로 47.5㎝다. 이 밖에 서울 관악 41.2㎝, 수원 43㎝, 군포 42.4㎝, 안양(만안) 40.7㎝, 과천(37.9㎝), 의왕(39.3㎝), 인천(26㎝) 등 수도권 남부에 많은 눈이 쌓였다. 서울은 이날 오후들어 눈이 그쳤고,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 산지는 이날 밤 대부분 눈이 그칠 전망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제설 작업에 총력을 쏟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인력 1만1106명, 장비 1936대를 동원해서 제설제를 살포하고 도로에 쌓인 눈에 치웠다. 행정안전부는 “교통 혼잡이 예상되니 출퇴근 시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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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운채‧김창용‧조수빈‧오소영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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