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CT 기업 대비해야 할 때
서비스 경쟁력 강화로 승부도
몸집 작은 기업 생존 지원 절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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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방어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ICT 기업들이 앞으로 빅테크와 경쟁에서 더욱 뒤처질 거란 전망에서다. 작은 몸집으로 생성형 AI를 개발, 서비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이 대규모 자본 공세로 막대한 투자와 규모의 경제를 펼치면서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우려다. 특히 전 세계 ICT 기술력 경쟁이 생성형 AI 고도화로 직결되면서 우리나라의 AI 기술력을 확보해야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보다 AI를 잘하는 미국과 중국을 이긴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런데 문제는 AI가 국가 안보와 연결된다는 것”이라며 “국가 내에서 기술 확보를 하지 않으면 해외 기업이 그 자리를 다 차지하게 된다. 유럽의 경우에도 해외 기업으로 가득 차 있어 자국 AI로 잘된 경우가 거의 없는데 우리나라라고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만든 독자적 기술을 가지고 국내 기업이 터줏대감 노릇을 해야 해외의 AI 기업에 의해 잡아먹히거나 결정권을 뺏기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며 “우리는 방어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고 공격을 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는 “내년부터 AI 슈퍼사이클이 시작된다. AI 연관 사업이 동반 성장하게 되기 때문에 국내 ICT 기업들이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우리나라 ICT 기업들의 경우 서비스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생성형 AI는 밸류 체인 기반의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오히려 글로벌 빅테크의 경우에는 이 부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가령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고객 데이터, 클라우드, 로봇 등의 밸류체인을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다.
생성형 AI의 내핵에 해당하는 인프라를 위해서는 몸집이 작은 국내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가령 클라우드의 경우 국내에도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와 같은 기업들이 있지만 빅테크의 아마존클라우드, 구글클라우드를 투자와 규모의 경제 면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우리나라 클라우드 기업들은 매출 규모 등에서 아직 큰 규모의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며 “이를테면 우리 ICT 예산 중 50%는 무조건 우리나라 국내 민간 클라우드 기업에 쓸 것이다와 같은 과감한 지원이 있어야지 현재의 정책 중심의 대책은 체감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전문가들은 인재 확보를 위한 환경 조성을 가장 강조했다. 이미 글로벌 AI 2위인 중국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일명 ‘레드머니’를 앞세워 자국의 인재들을 데려오기 시작했다. 최소한 우리나라의 AI 인재들이 국내에서 연구, 개발할 환경이 되지 않아 해외로 떠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문형남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AI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인재 육성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기업들이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임유진 기자 (newjea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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