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이런 새로운 외교 노력을 통해 북한과 무력 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런 정책 논의는 유동적이며 트럼프 당선인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그간 여러 차례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대북 관여 의지를 보였다. 2018~2019년 대북 협상 국면에서 실무를 맡았던 알렉스 웡 전 대북특별부대표를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에 지난 22일 지명한 것은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가 원한다면 알렉스 웡은 대화를 이끌어낼 자격을 갖춘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며 “트럼프와 긍정적 관계를 맺어 온 김정은은 새로운 협상에 열린 자세일 것”이라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트럼프가 그간 수차례 호언장담했던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 종전’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른 시일 내 대북 관리는 필요하다. 트럼프 2기 외교력의 첫 시험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될 가능성이 큰데, 파병까지 하며 존재감을 키운 북한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협상 시작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핵심 원인은 협상의 ‘최종 목표’를 비핵화로 설정하는 문제였다. 트럼프는 이미 알려진 영변과 풍계리 외 핵시설 세 곳, 즉 ‘영변+알파(α)’를 거론했지만, 김정은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트럼프는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노 딜’을 선택했다. ‘협상의 달인’이라는 그가 당시 요구했던 ‘+α’를 이제 와서 포기할 거라 보긴 어렵다.
김정은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우라늄 농축시설을 대외에 최초로 공개할 정도로 그간 쌓아 온 핵·미사일 역량에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최근 “협상으로 미국과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봤다”(지난 21일, ‘국방발전-2024’ 개막식 기념연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기싸움에 돌입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인수위원회 외교분과를 이끌었던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재단 선임고문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다시 추진하고 싶어 하겠지만 NSC(국가안보회의) 최우선 순위에는 들어가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박현주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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