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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베이비가 인구 역전을 이끌었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태어난 신생아는 2만59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0.1% 증가했다.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2만명을 넘어선 데다 증가율로 따지면 2011년 1월 10.8% 이후 13년8개월 만에 가장 높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결혼이 늘어난 것이 출산 증가로 이어졌다.
3분기 출산율은 0.76명으로 전년 동기 0.71명보다 늘어났다. 2분기 0.71명보다도 높다. 통상 출산율은 연초에 높았다가 연말로 갈수록 떨어지는 '상고하저'인 점을 감안하면 출산율 커브가 '변곡점'을 지난 것으로 해석된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금 수준이 4분기까지 유지되면 올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을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5년 1.24명 이후 8년간 하락하던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하는 셈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올해 출산율이 0.74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한 이유는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뤄졌던 혼인 수요가 급증한 후 지난해부터 '엔데믹 베이비'가 많이 태어났고 △일·가정 양립 확대와 육아비용 보전 등 정부의 전방위적인 저출생 대응 움직임이 효과를 거뒀으며 이로 인해 △젊은 층의 혼인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인 2020~2021년 혼인 건수는 직전 연도보다 각각 10.7%, 9.8% 하락했는데, 지난해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분기 혼인 건수는 5만3958건으로 1년 전보다 18.9% 급증했다. 통계청은 "2022년 하반기부터 작년까지 코로나19로 지연된 결혼이 집중됐던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이렇게 코로나19 시기에 결혼을 늦춘 커플들이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결혼을 했는데, 이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많아졌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출생률 반등을 도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부모급여수당 등 양육비 보전을 위한 각종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부모급여는 0세 기준 월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었고, 첫만남이용권 역시 둘째아 이상부터 300만원(당초 200만원)으로 확대됐다.
육아휴직제도 역시 개선했다. 당초엔 생후 12개월 이내 자녀를 돌보는 부모에게 첫 3개월간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는 '3+3' 제도였지만, 올해부터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의 부모에게 휴직 첫 6개월간 통상임금을 모두 지급하는 '6+6'으로 확대했다.
또 육아휴직에 따른 대체인력을 고용하면 기업에 지원금을 주고, 대체인력 지원금 상한을 월 8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상향했다.
홍석철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서면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기혼 부부와 미혼 청년들 인식이 좋아졌고, 이것이 출산율과 혼인 증가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변화에 9월 혼인 건수는 1년 전보다 18.8%(2428건) 늘어난 1만5368건이었고, 1~9월 누계 역시 16만1771건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임 과장은 "현재 혼인 건수가 내년 하반기나 후년쯤에 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홍 전 위원은 "수도권 쏠림에 따른 과도한 경쟁구도, 노동시장 이중구조, 사교육 문제, 젠더 갈등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구조적 변화가 동반돼야 추세적 반등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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