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객원논설위원
내년 예산 심의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올해도 '쪽지예산'이란 말이 등장했습니다. 의원들이 지역구 관련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을 쪽지에 적어 부탁하는 데서 생긴 말인데 감사원은 제대로 된 예산심의를 피해가는 이런 쪽지예산에 따라 국고보조금 2500여억원이 부당 지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역구 출신 의원들이 지역민을 위한 도로 건설 등 민원을 해결하고 표를 얻으려는 마음에서 생기는 게 쪽지예산인데 당이나 국회에서 힘을 쓰는 의원들이 많이 써먹는 수법입니다. 영향력 없는 의원은 쪽지예산 차례도 안 온다고 합니다. 예산을 따낸 의원은 자랑하고, 그것을 중요한 정치 치적으로 내세웁니다.
최근에는 카톡이나 문자 등을 이용해 지역구 예산을 부탁하기도 하는데 이를 카톡예산, 문자예산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종이에 민원 내용을 적은 후 접어서 밀어 넣는 쪽지예산이 아날로그 민원이라면 카톡예산은 디지털 민원인 셈이지요.
국회의 예산소위원회는 여의도 국회 앞 호텔에서 밤을 새워 열릴 때가 많은 데요. 민원을 적은 쪽지가 쉴새 없이 전달되는데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쪽지예산이 많을수록 건전한 예산편성은 멀어질 테지요.
◇ 환승이별
'환승이별'이라는 말이 젊은이들 사이에 자주 쓰이는 것을 보는데요. 사귀던 연인과 헤어지기 무섭게 다른 연인을 만나는 것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또 연인을 사귀면서 다른 사람을 몰래 사귀는 것도 환승이별이라고 부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갈아타는 것처럼 연인을 쉽게 사귀고, 쉽게 '갈아탄다고' 해서 생긴 말인데 달면 바로 삼키고, 쓰면 바로 뱉는 행태가 연인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법원이 최근 여자친구가 자기도 모르게 다른 남자와 사귀는 것을 알고 여자친구를 발로 차 중상을 입힌 약사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는데 네티즌들은 환승이별의 안타까움을 글로 남겼습니다. 환승이별의 세태는 안타깝지만 폭력 사용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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