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국장 "우크라이나와 갈등, 한국식 동결 단호히 거부"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 /로이터=뉴스1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한국식 시나리오'를 포함한 모든 분쟁 동결 방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리슈킨 국장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안보·정보기관 회의를 마친 뒤 "분쟁 동결에 관한 논의와 제안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러시아는 한국식 동결, 또는 다른 옵션에 따른 분쟁 동결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견고하고 장기적인 평화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러시아와 러시아 시민을 위해 평화가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화 보장을 위해서는 "분쟁 자체를 야기한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리슈키 국장은 서방에서 우크라이나 분쟁 동결 필요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러시아가 전장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나리슈키 국장의 발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전이 아닌 휴전 방식으로 동결하는 해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달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과 관련해 한국식 휴전이나 현 상태를 동결하자는 제안을 두고 "러시아는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휴전 협정 의향을 내비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크게 불리한 조건을 고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유지한단 조건으로 휴전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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