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잘못된 안보 의식에 안주 말라”
北 배치 우려도…인니·베트남·태국과도 밀착
美, 일본·필리핀에 미사일 배치 추진
日 교도통신 “대만 유사시 대비 나선 것”
北 배치 우려도…인니·베트남·태국과도 밀착
美, 일본·필리핀에 미사일 배치 추진
日 교도통신 “대만 유사시 대비 나선 것”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타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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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아시아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며 지정학적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 조치에 대응하고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일본·필리핀에도 미사일 배치를 추진하자 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경고했던 옵션”이라며 “추가 조치는 미국 미사일이 어떤 곳에 배치되는지에 달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러시아의 적들은 잘못된 안보 의식에 안주하지 말라”며 “러시아에는 더 강력한 수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지역명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러시아는 북한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으며 상호군사지원을 명문화해뒀다. 최근에는 중국·인도네시아 해군과 합동 훈련을 진행했으며 베트남·태국과도 가까워지고 있다.
러시아는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 배치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1987년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중거리핵전략조약(INF)에선 제약이 있었지만 2019년 미국이 파기를 선언하며 제한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군비 경쟁을 촉발한 책임은 미국에 돌렸다. 랴브코프 차관은 “지금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확대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미국·유럽이 우크라이나 야망과 범죄 계획을 용인한 비인도적 정책의 직접적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실리 카신 러시아 국립고등경제학연구대학교 국제연구센터 소장은 “미국이 러시아에 강요한 것이며 모라토리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이 덴마크·독일에 이어 아시아에도 미사일 배치를 추진하며 균형을 깨뜨렸다는 것이다.
배경으로는 중국 군사굴기를 꼽았다. 미국이나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중·단거리 개발·배치 제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카신 소장은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는 욕망으로 조약을 파기한 것”이라면서 “러시아 입장에선 조약 파기가 오히려 유용해졌다”고 짚었다.
미국은 일본과 필리핀에 미사일 부대를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교도통신은 “대만 유사시 일본·필리핀 미사일 부대를 군사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필리핀에는 미군 다영역특임단(MDTF) 산하 미사일 부대를 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찰스 플린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도 아시아에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플린 사령관은 “중국군 능력이 점점 증강하며 무책임한 길을 가고 있다”며 “미군은 중거리 능력을 갖춘 발사장치를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INF에 따라 중·단거리 미사일 생산·실험·배치를 금지했다. 1991년까지 미국 846기, 소련 1846기를 폐기했으며 아시아·유럽에서 중거리 핵무기를 거둬들였다. 그러나 러시아가 발트해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를 배치하자 2019년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빌미로 INF를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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